홍콩 민주화시위 진압한 중국, 거칠 게 없다…'천안문 사태' 추모 주도자 체포

홍콩 경찰, 초우항텅 지련회 부주석 사무실 인근서 체포

홍콩 당국이 톈안먼 민주화시위 등을 주최해온 단체 인사를 4일 체포했다. 사진은 이날 체포된 변호사 출신 초우항턴 지련회 부주석이 지난달 홍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장면.[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당국이 홍콩의 민주화시위를 무력 진압, 홍콩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가운데 홍콩 당국이 6·4 천안문(天安門: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집회를 금지하고, 이를 주최해온 단체의 인사를 4일 체포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날 오전 경찰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의 초우항텅(鄒幸彤·36) 부주석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변호사인 초우 부주석은 자신의 사무실 인근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우 부주석은 당국이 빅토리아 파크 촛불집회를 불허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이날 저녁 빅토리아 파크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초우 부주석은 공안조례(공공질서조례)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콩 보안국은 공안조례를 언급하며 불법 행사에 참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이를 홍보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경찰은 톈안먼 민주화시위 32주년을 맞은 이날 빅토리아 파크를 부분 폐쇄했으며 홍콩 전역에 7000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홍콩 당국은 올해 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집회를 31년만에 불허했고, 추모기념관에 무면허 운영을 지적하며 압박해 폐관하게 했다.

추모기념관 측은 2일 성명을 내고 "추후 고지가 있을 때까지 기념관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톈안먼 희생자 유족들은 지난달 31일 톈안먼 32주년 추모 성명을 통해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는 "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고 국민의 주체적 지위를 존중하며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6.4 학살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것을 이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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