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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유튜버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멋대로 재단…의혹만 부풀려 [헤럴드 뷰-불신이 키운 ‘방구석 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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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발표보다 음모론에 더 믿음

사이버 렉카 ‘CCTV짜깁기’ 극성

친구·가족 신상털기 등 도넘어

전문가 “불신 사회, 확증편향 키워”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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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 회원들이 故 손정민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쪽).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 씨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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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사건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건 초기부터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은 그럴 때마다 중간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 발표에도 의문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급기야 3만여명 회원의 네이버 카페 ‘반진사(반포한강사건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가 탄생해 매주 진상 규명 집회가 열렸다.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음모론은 끊이지 않았다.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의 가족 중 경찰 고위 간부가 있다’는 루머와 ‘A씨의 휴대전화가 아이폰 스페이스 그레이가 아닌, 빨간색 아이폰’이라는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짜깁기해 조회수로 돈 벌이를 하는 ‘사이버 렉카(Wrecker)’들도 몰려 들었다. 여기에 사건의 진상을 모르면서 웹에서 이를 논하는 사람들을 속칭하는 이른바, ‘방구석 코난’이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사이버 렉카들은 가짜뉴스 양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 중간 수사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는 A씨를 용의자로 단정하고 그와 가족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모욕적인 발언도 온라인상에서 오갔다. A씨 측의 법률 대리인이 손씨의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와 형제지간이라 왜곡된 방송을 내보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A씨의 법률 대리인은 손씨의 사망 한 달만에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확증편향’이 정부와 사회의 불신과 뒤섞여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밖에도 초동 수사와 의혹들에 대한 경찰의 뒤늦은 해명이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편향심리, 동조심리도 있지만 시민들이 이러한 심리를 갖기 전에 정부와 사회에 불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초동수사를 잘했는가, 의심 가는 내용에 대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줬느냐는 부분에 있어서 미흡했다”며 “그동안 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했다.

임 교수는 “시민들은 사회를 불신하고 있는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컸다”며 “동조심리가 강해지고 확증심리 강해진 이유도 결국 사회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손씨의 죽음에 대해서만 관심이 이어지는 현상과 관련, “안타까운 부모의 마음에 사람들이 공감한 것”이라면서도 “자칫 과도한 공감이 합리적인 사고나 추론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감으로 인해 무리한 의혹을 제기는 자제하고 증거에 의한 수사에 초점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유튜버들의 주장과 의혹을 경찰 수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입장도 있었다.

사건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더욱 꼼꼼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튜버 전체를 매도해버리면 안 되고 (경찰이)참고할 만한 것들은 취사 선택해서 수사에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는 국민들의 협조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유튜버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되고, 이들이 합리적인 자료를 제시한다면 협조를 구해야되는 게 경찰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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