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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작년엔 '마이너스' 유가도 나왔는데…올 하반기 8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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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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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코로나 백신 공급 확대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와 이동량 증가에 힘입어 국제유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후 글로벌 경제 회복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이미 올해에만 40% 가까이 올랐다. 간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1.57% 뛴 배럴당 71.35달러에 마감, 2020년 1월 8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1.6% 상승한 배럴당 68.83달러로 2018년 10월 23일 이후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4월 20일 WTI가 마이너스(-) 37.63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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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선물 1년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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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프랜시스코 블랜치 글로벌 원자재·파생상품 전략가는 "원유 수요가 무척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유럽도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고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정점을 지난 것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동량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IHS마킷의 대니얼 예긴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 걸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1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 원유 수요가 7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배럴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원유 공급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 OPEC+가 7월까지 늘리기로 한 원유 공급량은 하루 220만배럴 정도다. 또 미국 셰일유 업계는 하루 11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200만배럴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블랜치 전략가는 "지난해 유가 붕괴 후 기업들은 추가 생산을 위한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면서 "현금을 가지고 투자보다는 부채 감축과 배당금 인상에 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측 어려운 상황…당분간은 상승 전망 우세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연말 원유 수요는 하루 9980만배럴에 이르고 공급은 그보다 230만배럴 부족한 975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를 넘고, WTI는 75~8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랜치 전략가는 "2분기 브렌트유 선물 전망치를 배럴당 70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미 돌파했다"면서 "앞으로 3년 안에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시 올 수도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컨설팅회사 FGE의 페레이던 페샤라키 회장도 하루 전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면서 "국제유가는 3분기 중반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종목의 오름세도 두드러진다. S&P500 에너지부문지수가 올해 44% 넘게 상승했다. S&P500지수의 12%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개별주 가운데에서는 엑손모빌이 연초 대비 47% 넘게 뛰었고 쉐브론도 28% 가까이 치솟았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올해 상승률은 68%에 이른다.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크리스 우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최신 뉴스레스에서 경기 순환주 가운데에서도 에너지 종목을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2일 마켓워치는 S&P500 업종 가운데 에너지지수가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줬지만 유일하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했다며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팩트셋 자료를 인용, 추가 상승 여력이 가장 큰 에너지 종목으로 리뉴어블에너지그룹(티커: REGI), 에너지트랜스퍼(ET), 보난자크릭에너지(BCEI)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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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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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유가 상승 전망에는 동의하면서도 오름세가 언제까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예긴 부회장이 제시한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는 배럴당 70달러다. 그는 "유가가 80달러 이상으로 오를 여건은 충분하다. 그러나 유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것"이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정치적으로 호재가 아님을 충분히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란산 원유 공급도 유가 상승을 제한할 변수로 꼽힌다. 현재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원유 공급이 제한돼 있지만 미국과 핵합의 복귀에 합의할 경우 제재 완화로 하루 150만배럴 상당의 원유가 시장에 추가로 공급될 수 있다. 하루 전 OPEC+가 8월 이후 추가 공급은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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