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합동연설회 하는 최고위원 후보들 |
(대구·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이은정 기자 = 국민의힘 6·11전당대회에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3일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제3차 합동연설회에서 '텃밭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연설회는 대구·경북(TK) 지역 당원 유권자를 대상으로 열렸다. 전체 당원 선거인단 규모로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특히 핵심당원 비율이 높아 '보수의 안방'으로 불린다.
후보들은 일제히 TK의 상징성과 개인적 인연을 강조하면서 당심 구애 경쟁에 나섰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선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언급도 가장 빈번했다.
배현진 후보는 2017년 탄핵 사태 직후 기억을 소환했다. 그는 "죽기를 각오하고 현장에서 흙먼지를 맡았다"며 "보수의 심장이라고 더 핍박과 모욕을 받았던 TK 동지들의 마음을 담아 정권교체 불씨 살리겠다"고 외쳤다.
조해진 후보는 '새마을노래'를 무반주로 열창했다. 율동까지 곁들였다. 경남 3선 현역인 조 후보는 1907년대 새마을운동 당시를 "온 나라에 긍정의 에너지가 폈다"고 회고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
TK 3선 출신의 김재원 후보는 이른바 '영남당 논란'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 심리를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박수부대로 전락한 불쌍한 당원들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구미의 딸'이라고 소개한 정미경 후보도 "영남당이란 말에 심각한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국민 없는 국가가 있을 수 없듯 당원 없는 당이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 후보는 "TK는 산업화의 주역이자 우리나라 정치의 심장", 조수진 후보는 "나라사랑, 희생과 헌신이 바로 TK의 정신"이라고 의미를 더하며 지역민심을 파고들었다.
'TK의 사위' 원영섭, 'TK 토박이' 조대원 후보는 TK가 중심에 서서 보수야권을 통합하고 내년 정권교체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태우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성공에서 보수정치의 가치를 찾았고, 천강정 후보는 경제 실정을 비판하며 문재인 정권에 각을 세웠다.
대구서 합동연설회 하는 청년최고위원 후보들 |
청년 최고위원 도전자들은 그야말로 아들, 딸, 사위가 총출동했다.
함슬옹 후보는 'TK의 친딸'이라고 소개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사무치게 그립다"고 했고, 김용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기획 초고'를 인용하며 "49년 전 말씀인데, 보수의 가치를 사랑하는 가슴을 뛰게 만든다"고 외쳤다.
강태린 후보는 부친과 자신의 고향이 경북 상주라고 강조하면서 "TK는 당이 어려울 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자긍심을 지켰다"고 말했고, 홍종기 후보도 연설을 시작하면서 "고향이자 처가가 있는 TK에 와서 감개무량하다"고 인사했다.
유일한 현역 의원이자 호남 출신의 이용 후보는 "TK는 당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가혹행위 사건을 공론화한 성과와 보람에 관해 이야기하며 지역과의 접점을 모색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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