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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소비자 물가 9년1개월 만에 최대 상승… 장보기 겁난다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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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 올라 인플레 우려

체감물가 3.3% 뛰어 서민 부담

작황부진 농축산물 12.1% 올라

석유류 23% 상승 공산품도 쑥

정부 “기저 효과 오름세 확대”

달걀 수입물량 5000만+α 늘려

긴급할당 관세지원 연말까지

세계일보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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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나 뛰면서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올랐다. 2019년과 2020년 ‘0%대’ 저물가가 지속하는 ‘디스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왔던 것이 무색하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전년도 저물가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임을 강조하며 물가 관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진행 상황 등에 따른 보복 소비 등 수요 충격이 겹치면 물가가 더욱 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2012년 4월 2.6% 상승 이후 무려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4%, 0.5%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올해는 상승세가 급격하다. 전날 기재부가 2분기 물가 상승률이 기저효과로 2%를 상회할 것이라고 ‘밑자락’ 설명을 깔아 충격을 완화시키려고 했을 정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6%, 2월 1.1%, 3월 1.5%를 기록한 뒤 4월 2.3%로 2%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2% 중후반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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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장바구니 부담… 생활물가지수는 3.3%나 껑충↑

체감물가라고도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나 크게 뛰었다. 2017년 8월 3.5%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식품류가 4.7%나 크게 뛰었고, 식품이외 물품도 2.5%나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2.1%나 올랐다. 지난 1월 10.0% 상승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다. 농산물은 16.6% 상승했고,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0.5% 올랐다.

파는 생육 부진 탓에 전년 동월 대비 130.5% 올랐고, 달걀은 AI 영향으로 공급이 줄며 45.4%나 치솟았다. 사과(60.3%), 마늘(53.0%), 배(52.1%), 고춧가루(35.3%), 상추(22.0%), 오이(21.9%), 고구마(12.2%),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닭고기(6.3%) 등도 상승폭이 컸다.

공업제품 물가는 3.1% 올랐다. 2012년 5월 3.5%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석유류가 23.3%나 크게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석유류 가격이 뛰면서 공업제품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 물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3% 오르며 2017년 11월 1.4% 상승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1.8%, 월세는 0.8%의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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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관리 자신, 전문가 “혼합 인플레이션도 우려해야”

정부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은 관리 목표치인 2%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지난해 5월 물가상승률이 -0.3%를 기록한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월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것은 기저효과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작년 5월 코로나 충격으로 국제유가 및 석유류 가격이 급락(-18.7%)하며 물가상승률이 연중 최저치인 -0.3%를 기록한 데 따른 반사적인 효과”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앞서 예상한 올해 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 체감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실제 물가상승률이 2.6%보다 더 나와야 하는 것이 맞는다”면서 “현재 물가 상승을 기저효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은 항목은 많지만 가중치가 낮아서 물가 기여도가 크지 않다. 집값의 경우 1.3% 올랐다는 것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가 목표한 대로 11월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공급 측 요인으로 올라간 물가에 더해, 소비가 폭발하면서 또다시 물가가 올라가는 ‘혼합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6월 중 계란 수입물량은 5000만+α개로 늘린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긴급할당관세 지원 조치는 연말까지 연장한다.

세종=박영준 기자, 엄형준·김희원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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