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천왕동 서울남부구치소 앞에서 '정인이를 찾는 사람들' 회원들이 정인이 양부모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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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를 잊지 마세요."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1심서 중형을 선고받은 양부모에 대한 규탄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인이가 잊혀지고 있어 다시 시위에 나섰다며, 항소한 양부모에게 엄벌이 내려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인이를 찾는 사람들'(정찾사) 회원 10여명은 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천왕동 서울남부구치소 앞에 모여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4일 양모 장모씨에게 무기징역이, 양부 안모씨에게는 징역 5년형이 선고된 이후 정찾사의 첫 집회다.
참가자들은 정인이 사건을 잊히지 않게 하겠다며, 양부모에게 중형이 내려질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1심 선고 뒤에 양부모 측이 모두 형량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국민적 관심이 시들었기에 이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나섰다는 말이다.
집회 참가자 정모씨는 "이 사건이 잊히면 안된다"며 "항소를 거쳐 대법원까지 갈 것 같은데 매주 시위에 나서겠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씨(45)도 "나도 22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데 정인이 사태에 많은 공감이 됐고, 당연히 (집회에) 가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1심 선고가 끝난 뒤에 (국민적 관심이) 시들해졌지만 지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태까지 1심 선고가 열린 서울남부지방법원, 안동, 포항, 대전 등 전국에서 발생한 정인이 시위에 매번 꼬박 참여했다"며 "양부모들은 지은 죄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26도를 넘는 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구치소 앞 나무 그늘 밑에 서서 양부모의 사형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었다. 길바닥에도 '아프다고 말 한번 못하고 죽은 정인이를 기억해주세요', '정인이를 외쳐주세요' 등의 팻말이 놓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차례에 따라 마이크를 들고 구치소에서 듣고 있을 장씨와 안씨에 대해 "악마들"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곳곳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박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차까지 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킨 뒤 서울로 왔기에 집회가 끝나면 기차를 타고 다시 내려가야 한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최모씨(37)도 이번 집회에 처음으로 참가하기 위해 2시간 동안 차를 직접 몰고 왔다. 6살과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씨는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정인이 양부모는 (정인이를 학대하며) 공포감을 조성했고, 결국 친딸에게도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며 "양부는 형량을 낮추려고 큰 딸을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아이의 인생이 90년인데 양부의 5년 형량으로 갱생이 되겠나"며 "반성과 죄의식이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양부 안씨는 자신의 1심 결심과 선고 공판에서 부모가 모두 구속되면 홀로 남겨질 큰 딸에 대한 양육이 걱정된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기각하며 안씨는 법정구속됐다.
한편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도 이날을 비롯해 정인이 사건 담당한 경찰관들의 징계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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