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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서 체포된 미국 언론인, 일주일째 행방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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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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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에 체포된 대니 펜스터. 프런티어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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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취재해온 미국인 언론인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미얀마 당국은 체포 이유와 혐의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해당 언론인이 소속된 ‘프런티어 미얀마’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AF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에 본사를 둔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의 편집주간인 대니 펜스터(37)는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행 여객기에 타려다가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에 타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양곤의 인세인 구치소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을 뿐 미얀마 당국은 펜스터의 혐의나 행방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러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당국은 펜스터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등 구금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펜스터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펜스터의 어머니 로즈 펜스터는 이날 CNN에 출연해 “완전히 악몽”이라면서 “아들이 집에 돌아오길 원한다. (미얀마 당국은) 제발 그를 풀어주고 가족에게 돌려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아버지 버디 펜스터는 “아들이 2주 전 통화에서 ‘모든 기자들이 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며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묘사했다”며 “아들은 옳은 것을 쓰고 진실을 말하고 싶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쿠데타 이후 상황을 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독립언론으로, 군부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해 왔다. 그가 공항에서 체포되자 군부가 비판 언론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판적인 글을 공유하는 외국인들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랙시스트와 항공사로부터 받은 탑승객 명단을 대조해 공항에서 체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펜스터는 미얀마 군부에 체포된 네 번째 외국 국적 언론인이다. 지난 3월 BBC 기자가 취재 도중 사복 경찰관에 붙잡혀 구금됐다가 풀려났고, 시위 취재 중 체포된 폴란드 사진기자도 2주 가까이 구금됐다가 지난 3월 석방됐다. 지난 4월 미얀마 당국에 억류됐던 일본 기자는 인세인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달 초 석방됐다.

군부는 쿠데타 발생 후 최소 88명의 언론인을 체포했다. 이들에게는 대중에 공포를 유발하거나 가짜뉴스 유포, 선동 혐의가 씌워졌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의 언론인들은 박해와 협박, 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군부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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