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인들이 무장한 채 길을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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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이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QAnon)’ 추종자들 앞에서 미얀마식 쿠데타가 미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 3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큐어넌 관련 행사에서 한 청중이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이 왜 여기선 일어날 수 없는지 알고 싶다’고 묻자 “이유가 없다. 내말은 그것이 여기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큐어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기 선거 주장을 옹호하며 지난 1월 의사당 난입에도 적극 가담했던 극우 음모론 집단이다. 이들 앞에서 쿠데타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플린 전 보좌관은 3성 장성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첫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계엄령 발동’을 언급한 전력도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백악관 대책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경합주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는 전례 없는 일이 아니고, 계엄령은 64차례 시행됐다”고 말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참모들이 반발하자, 계엄령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CNN은 이날 수개월간 큐어넌과 트럼프 지지 온라인 포럼은 미얀마 군사 구데타를 축하해왔고,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야 한다는 암시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플린이 미국에서의 미얀마식 쿠데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당시 행사에는 큐어넌 추종자들과 대선이 조작됐다는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이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을 대변해 온 시드니 파월 변호사는 이에 대해 “어떤 폭력 행위나 군사 반란도 조장하지 않았다”며 “언론이 그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파월 변호사는 플린 전 보좌관이 왜 그런 식으로 질문에 답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당시 행사에서 “트럼프가 이겼다. 국민 투표에서 이겼고,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이겼다”고 대선 사기 주장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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