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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여의도풍향계] 여의도 뒤흔드는 이준석 돌풍…기대·견제·우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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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여의도 뒤흔드는 이준석 돌풍…기대·견제·우려의 시선

[앵커]

'이준석 돌풍'이 매섭습니다.

36살 청년의 '반란'에 국민의힘 당권경쟁뿐만 아니라 여의도 전체가 출렁이는 모양새인데요.

'신예 돌풍'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이번 주 여의도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거기 정말 이준석이 되는 겁니까?

지난주 청와대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당시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대행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죠,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여당 대표가, 그것도 청와대에서 상대당 당권 주자의 이름 석 자를 언급하며 물어봤을 정도라면 다른 건 몰라도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흥행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준석 돌풍'이 여의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정치경력으로 따지면 구력 10년의 '중고 신인'이지만, 85년생, 불혹의 나이도 안 된 청년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정당하면 대체로 높은 연령대로부터 지지를 받는 '기득권'의 이미지로 비춰지곤 하죠,

하지만 이 정당의 최정점인 당대표 자리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30대 청년의 발걸음에 점차 힘이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일기 시작한 돌풍은 지난주 끝난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실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점차 실체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김형준 / 명지대 교수>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서 변화와 쇄신 요구가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나… 당원들과 일반 국민들도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부분들이…"

특히 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과 1%p 차인 31%를 기록하며 본경선 경쟁력도 어느정도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당원과 국민의 선택 앞에 겸허해야 되는 그런 전당대회다… 미래와 개혁의 이야기를 하는 저에게 소중한 한 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합니다.

우선 당권 경쟁이라는 전선에서 대치 중인 다른 후보들은 '계파'까지 소환하며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습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전 의원> "저 나경원, 계파 없는 정치인, 특정 후보와 특별히 가깝지 않은 정치인, 밖에 있는 후보들과 각각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주호영 / 국민의힘 의원> "젊은이들의 도전 좋습니다. 젊은 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은 그것만으로는 치를 수 없다, 저 사람 했을 때 어떤 문제 있을 수 있고…"

'0선' 대 '중진' 간 대결 구도 속, 당내 최다선 중 한 명인 정진석 의원은 '경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진들에게 힘을 실었고, 과거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이준석 돌풍'을 평가절하했습니다.

과거 이 전 최고위원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합당 카운터파트'인 국민의당은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권은희 / 국민의당 원내대표> "외관은 청년이지만 사실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그런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길 기대할 순 없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치졸한 낙인찍기를 중단하고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대결하라면서 중진을 향해 날을 세우며 스스로 '이준석계'를 자처했고 함께 당권 경쟁을 벌였던 초선의 김웅, 김은혜 의원을 비롯해 황보승희 의원, 원외 김재섭 비대위원과 천하람 당협위원장 등도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유승민계' 논란 속, 이례적으로 '체육계 스타'인 전 탁구 국가대표 유승민 선수도 이 전 최고위원의 도전을 응원하는 글을 SNS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우선 30대 청년에게 당권을 허락하는 당이라는 그림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자신들이 선점하고 있던 상대적으로 젊고, 변화에 유연한 당이라는 이미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됩니다.

<최창렬 / 용인대 교수> "(민주당이)지난 4월 재보궐선거 참패했잖아요. 그 이후에 어떤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고, 그런 와중에 국민의힘에 저런 흥행 같은 것이 있는 것… 위기감이 바뀌어야 한다는 촉매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면 민주당에게는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민주당 내부에선 '부럽고, 무섭고, 걱정된다'는 등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최고위원이 자신을 '전기차'에 빗댄 것 등을 겨냥한 직접적인 견제구도 나왔습니다.

<장경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무리 새 전기차여도 리콜될 수 있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세대임에도 180도 견해 덕분에 마냥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또, '이준석 돌풍'과 관련한 견해를 밝히던 도중 정세균 전 총리가 사용한 '장유유서'라는 단어를 놓고 오해와 논란이 일면서 또 다른 잠룡인 박용진 의원이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우려스럽다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대선판에도 충격파가 미치는 모습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 전 최고위원이 실제로 대표로 당선될 경우 국민의힘 내부 조직·인적네트워크 등 정치적 자산이 크지 않은 만큼, 야권의 원심력을 키우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옵니다.

이 같은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각에선 '이준석호'가 국민의힘의 키를 쥘 경우, 대권 국면에서 '조기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고개를 드는 상황입니다.

30대 청년의 당대표 도전기, 우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정당사의 남을 하나의 '사건'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당원 투표 70%가 반영되는 본경선 파고마저 넘어 '이준석 당대표' 시대가 열릴지에 여의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지금의 '돌풍'이 태풍이 될지 미풍으로 잦아들지, 그 결과는 다음 달 11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공개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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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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