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도 아닌 '0선' 이준석…각종 여론조사서 중진들 제쳐
이 후보 고향 노원 상계동 청년들 기대감 ↑
"20대 목소리 많이 내준다…그것만으로도 고마워"
4050 "정치 경험 부족…민주당만 좋을 일"
29일 오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준석 후보의 고향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원 문화의 거리' 일대.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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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준석 진짜 당대표 되나요?" , "20대 목소리만 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단연 '0선' 원외 이준석 후보다. 이 후보는 1등으로 본선에 올랐다. 1985년생, 만 36살의 이 후보가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30대 원내 교섭단체 정당 대표가 될 수 있을지, 정치권은 물론 이 후보와 나이가 비슷한 2030 청년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1985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고를 거쳐 하버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29세의 나이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직으로 발탁돼 소위 '박근혜 키즈'로 알려지며 정치에 입문했다.
29일 이 후보의 고향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원 문화의 거리' 인근에서 만난 청년들은 이 전 최고의원 돌풍에 대해 대체로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당 대표 본선을 준비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20대 대학생 김 모씨는 "페이스북이나 커뮤니티에서 정치 얘기 중 이준석 얘기가 많다"라면서 "아무래도 20대 남성들의 답답한 마음을 좀 대신 말해줘서 그런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를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이준석이) 말을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방송에 나와서 그런 얘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고향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원 문화의 거리'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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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20대 청년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 나이랑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하면 (우리를 위해서) 뭔가 좀 바뀔 것 같다"면서 "20대들이 뭘 모른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도 20대들이 만들어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30대 회사원 박 모씨는 이 전 최고위원이 실제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은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박 씨는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원들의 의견은 또 다르지 않나, 이게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 역시 변수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4050 세대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왔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40대 자영업자 김 모씨는 이 전 최고위원이 정치적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돌풍을 일으키고 뭘 하고 다 좋은데, 한 나라의 당을 맡을 수 있는 자질이 과연 있는가, 그런 경험이 있나"라면서 "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좀 고생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 사람이 자영업자의 고충을, 어르신들의 힘든 부분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럼에도 정치판에서 청년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라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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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 인근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택시기사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라고 밝히면서 이 후보가 대표로 당선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력한 호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암울한 시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것 보면, 본선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영남 등 보수지역에서 크게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흔들리는 야당을 보면서 대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늘 (30일) 오후 2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본선에 진출한 당 대표 후보 5명과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남·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후보들의 합동연설회는 다음 달 2일 부산, 3일 대구, 4일 대전에서 열린다. 최종 당 대표 당선자는 다음 달 11일 결정된다. 앞서 예비경선에서는 당 대표 후보 8명 가운데 나경원·이준석·조경태·주호영·홍문표(가나다순)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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