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사 종' 후쿠이서 나라로 이동…"일본 전래 이후 첫 반출"
일본 후쿠이에 있는 '연지사 종'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임진왜란 혹은 그보다 앞선 시기에 일본이 한국에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유물인 이른바 '연지사 종'의 보존처리가 이뤄진다.
29일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 조구(常宮)신사에 있는 일본 국보 '조선종'(朝鮮鐘)이 최근 보존처리를 위해 나라(奈良)현 나라시 간고지(元興寺) 문화재연구소로 반출됐다.
이 종이 일본에 건너간 뒤 신사 밖으로 나가기는 처음으로, 녹으로 인한 부식을 막는 보존처리와 전래 과정·생산지를 밝히는 조사 작업이 약 1년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발행된 '국보사전'에 따르면 종의 높이는 111.5㎝이고, 밑지름은 66.6㎝다. 표면에 '태화칠년삼월일청주연지사'(太和七年三月日菁州蓮池寺)라는 명문(銘文·금석에 새긴 글자)이 있다. '태화칠년'은 833년을 의미하며, '청주'는 오늘날 경남 진주를 뜻한다.
국보사전은 "일본에 있는 조선종은 대부분 중요문화재나 중요미술품으로 지정됐는데, 이 종은 제작 시기에 관한 명문이 있는 가장 오래된 종"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전래 과정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임진왜란 당시 쓰루가 성주였던 오타니 요시쓰구(大谷吉繼)가 조선에 출병했다가 가져온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으로 조구신사에 봉납했다고 전한다. 한편에서는 임진왜란 전에 왜구가 약탈했다고 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명문을 근거로 이 종을 '연지사 종'이라고 부른다. 경남 지역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환수 운동을 벌였고, 현재는 활용과 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지사 종을 2019년 직접 조사한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연지사 종은 일본에 있는 한국 범종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됐다"며 "국내에는 9세기 명문 범종이 없는데, 통일신라시대 범종 양식 연구를 할 때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전 조사에서 보니 종을 걸어둘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보존처리 이후 조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일반 공개와 활용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지사 종'의 고리 부분인 용뉴 |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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