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E1 채리티 오픈 1R 1번홀에서 한정원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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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오버파 115타, 126위 꼴찌.'
그에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꿈을 이룬 게 기쁠 따름이다. 28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9회 E1 채리티 오픈'에 출전한 의족 골퍼 한정원 씨(51) 얘기다.
체육교사 출신인 한씨는 201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이후 골프에 입문한 그는 2018년 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사고에 굴하지 않는 인간 승리 골퍼가 됐다. 대회 주최사인 E1은 장애인 골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한씨를 추천 선수로 발탁했다. 아마추어 골퍼인 한씨는 공인 핸디캡 3 이하의 조건을 충족해 정규 무대를 밟게 됐는데, 장애인 골퍼가 KLPGA 정규 대회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씨는 "다른 선수들에게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88타 이하를 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려 114타를 기록하며 KLPGA 투어의 '88타 이상을 기록한 경우 자동 컷탈락된다'는 조항에 따라 2라운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단 하루 만에 끝났지만 꿈을 이룬 한씨는 "골프는 장애인·비장애인이 모두 격의 없이 할 수 있는 스포츠"라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미 프로테스트 통과가 1차 목표이고 나중에 시니어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패럴림픽에 정식 종목이 되면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E1 채리티 오픈은 E1의 기업 핵심 가치 중 하나인 'Go Together(동반성장)'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총상금의 20%인 1억6000만원의 자선기금을 조성해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할 예정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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