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숨진 채 발견된지 한달 지났지만
일부 시민 “항의하러 왔다” 경찰과 실랑이
하루에 많게는 20~30통 항의 전화 빗발
“경찰 브리핑서 ‘할 바 다했다’는 해명 한계”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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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 씨 사건을 한 달가량 수사 중인 경찰이 빗발치는 항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날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시민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눈치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10시50분께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에서 한 민원인과 경찰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민원인 A(53) 씨는 “답답하고 (손씨가)불쌍해서 항의라도 해야 겠다”며 손씨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을 찾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 한 무당이 손씨의 친구 A씨 휴대전화에서 어떤 여자 사진이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경찰이 언급도 없다”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약 10분간 경찰들과 언성을 높이며 싸우던 A씨는 “경찰들이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거만하다”며 분통을 터뜨리다 발길을 돌렸다.
이밖에도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미신고 집회인 ‘고(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대해 경찰이 법리 적용을 검토하자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에 (항의 전화가)기본 10통에서 20~30통까지도 온다”며 “대부분 ‘왜 수사 그렇게 하냐’고 따지는 전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것은 경찰이 사망 사건의 주요 의문에 대해 명확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전날 경찰이 발표한 중간 수사 발표 결과에 대해서도 시민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됐던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 가량이 지났음에도 최종 수사 발표를 하지 않고 그간의 의혹에 대한 해명보다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한 부분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4) 씨는 “경찰은 왜 그동안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와서 제기된 수사 결과를 다시 설명하는 수준으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사건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진척이 없으니 분노가 경찰까지 번져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해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목격자를 몇 번 조사했다’는 부분을 공개했지만 유족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이 부족했다”며 “어떻게 보면 ‘경찰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자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A씨와 그 가족과 관련해 기대와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쟁점인데 경찰은 이들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전날 브리핑의 취지는 경찰이 이용 가능한 인력, 자원, 과학수사 기법 등을 총망라해서 ‘할 바는 다 했다’는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이 정부 등 다른 기능으로까지 퍼지는 데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내겠다는 뜻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서울청 홈페이지에 23쪽 수사 자료를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청은 전날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씨 사건과 관련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함께 있던 친구 A씨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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