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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영상]경찰 "故손정민 사망 사건, 아직 범죄 관련성 없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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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각종 음모론·가짜뉴스에 23쪽 분량 수사상황 발표

사인은 익사 추정, 상처는 사인 아냐…독극물·타인혈흔 없어

"3시38분 A씨 혼자 있었다" 진술 갈리는 목격자도…"확인중"

타살설·대역설 등 각종 음모론 반박…"경찰 믿고 지켜봐달라"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노컷뉴스

경찰이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 상황을 발표한 27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숨진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글과 물품들이 놓여 있다.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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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먹고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해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가 이어지가 경찰이 23쪽 분량의 자료를 내고 수사 진행 상황을 공식 발표했다.

27일 서울경찰청은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관련 그간 수사진행사항'이라는 자료를 내고 "지난달 30일 고 손정민 군이 한강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후 경찰은 서울청에서 직접 수사를 지휘하며 서초경찰서 강력 7개팀을 전부 투입하는 등 당일 상황 재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비강·십이지장에 물이 차 있고, 폐·신장·심장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됐다. 사인으로 볼만한 질병은 없었고, 혈액 등에서 약독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머리 2개소 좌열창(피부가 찢어지는 손상)은 생전에 발생한 손상으로 볼 수는 있으나, 사인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손씨가 입고 있었던 옷과 소지품 등에 대해 국과수 감정을 했는데, 여기에서 손씨 혈흔이 발견되기도 했다. 셔츠 좌측 어깨와 목 부위에서 혈흔 추정 물질이 식별돼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모두 손씨의 혈흔으로 확인됐다. 셔츠 뒷면 좌측 아래 부분에는 약 2cm 길이의 찢어진 흔적이 나왔다.

손씨는 음주 약 2~3시간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54%로 나왔으나 경찰은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이 포함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 실제 농도는 약 0.105~0.148% 수준으로 봤다. 이외에도 손씨의 지갑 테두리 부분에서 '스테아린산칼슘'이라는 물질이 발견됐는데, 윤활제 등 다방면에 사용되는 무독성 물질이다.

서울청 한원횡 형사과장은 "손씨 의복에서는 타인의 혈흔 등 특이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구 A씨가 당시 착용했던 점퍼·가방·의복 등에 대해서도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혈흔 등 특이사항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 현장을 근거리에서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어 동 시간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직접 목격자'는 총 16명이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 신빙성 확인을 위해 현장조사·휴대전화 포렌식·법최면 수사까지 실시하고 있다.

한 과장은 "최종 체류지점으로부터 약 180m 거리에 있는 반포나들목 CCTV를 중심으로 주변 CCTV 및 제보 영상 등을 집중 분석했다"며 "영상에 작은 점으로 보이는 행인까지도 특정해 당시 현장 목격 여부 등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기존 목격자의 진술과 불일치하는 새로운 목격자 제보도 나왔다. 실종 당일 새벽 3시 38분 A씨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을 때, 혼자 있었다는 것이다. 서초서 강력팀에 자진 제보 한 이 목격자는 해당 시간에 한강 야경 사진을 찍었는데, 이때 한 나무 밑에서 전화하고 있는 A씨가 홀로 있는 모습이 찍혔다. 목격자와 A씨 사이 거리는 40~50m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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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온 만큼 익사에 이르게 된 경위에 초점을 맞춰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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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앞서 다른 목격자 2명은 실종 당일 새벽 3시 38분쯤 전화를 하고 있는 A씨와 손씨가 함께 있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새벽 2시쯤 손씨와 A씨가 돗자리에서 함께 취침했고, 3시쯤에는 A씨가 강변에서 구토하는 모습과 손씨는 돗자리에서 취침을 하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3시 15~30분쯤에는 A씨가 잠자고 있는 손씨의 뺨을 툭툭 치고 흔들면서 깨웠으며, 3시 38분 전화 이후에는 A씨가 돗자리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손씨는 앉아 있었다고 한다. 3시 47분 이들이 귀가할 때는 손씨와 A씨를 모두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법최면을 실시했는데, 법최면 상에서도 일관되게 진술을 하고 있다"며 "사진도 직접 서초서에서 현장에 가서 사각이 발생할 수 있는지, 빛에 따라 안 보일 수 있는지 등 확인을 해봤지만 현출이 됐다. 불일치 하는 부분에 대해서 현재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4시 27분쯤 A씨가 가방을 메고 잔디밭 끝 경사면에 누워 있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에 대해서도 법최면을 실시했지만, 기존 진술 내용과 법최면 상황에서 회상한 내용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여러 논란을 낳았던 'A씨가 잠든 손씨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사진'과 관련해서는 당시 A씨가 손씨의 주머니를 뒤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촬영한 목격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자고 있던 손씨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그 가족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는 다 했다'는 입장이다. △친구 A 및 가족 조사 △휴대전화·노트북·차량 블랙박스 등 포렌식 △통신 수사 △주거지 주변 CCTV 분석 △A의 의복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의뢰 등 가능한 모든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손씨 발견 전에는 참고인 조사 1회와 법최면 수사 2회, 발견 후에는 참고인 조사 3회와 프로파일러 면담 1회 등 총 7차례 실시했다. 또 A씨의 부모들도 각각 불러 총 3차례 조사했다. 이어 A씨 부모와 누나의 휴대전화, 당시 이용한 차량 블랙박스와 A씨의 노트북·아이패드 등도 전부 포렌식 했다. 가택수색도 진행했다. 그 결과 삭제 정황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 대해서는 형사소송 절차상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면서도 "대부분 동의하에 이뤄지는데, A씨 측은 요구한 모든 사항에 대해 전부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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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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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찰은 유튜브 등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대표적으로 '토끼굴을 오가는 A씨가 동일인이 아니다. 동생이나 다른 누군가가 대역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 두 인물이 동일인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확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A씨가 젖어 있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 당시 A씨가 귀가할 때 탔던 택시기사는 최초 "A씨의 옷이 젖어 있었는지 제대로 보지는 못했으나 운행 종료 후 내부 세차 시 차량 뒷좌석이 젖어있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반포나들목·고속터미널역·A씨 주거지 등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토끼굴을 빠져나온 A씨는 4시 42분쯤 고속터미널역 출구 앞에서 택시에 탔고, 4시 50분쯤 집에 도착했다. 이후 5시 4분쯤 가족들과 함께 차량을 이용해 다시 한강공원으로 이동했다. A씨는 택시를 탈 때 현금이 아닌 카드로 결제했다.

이외에도 흐릿한 영상을 근거로 '술에 취한 손씨를 A씨와 다른 누군가가 함께 한강으로 옮겨 빠뜨렸다'는 음모론에 대해서도 영상에 나온 4명 중 2명을 특정해 조사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2명은 당시 손씨와 A씨를 목격하지 못했고, 4시 22분쯤 중앙데크 쪽으로 가 쓰레기를 버린 후 4시 29분쯤 택시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유튜브에서 '이들이 한강에 뭔가를 내다 버리고 있다'고 주장한 장면은 돗자리를 터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2명과 나머지 2명은 현장에서 만난 사이들로 서로 인적사항 등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실종 당일 4시 40분쯤 한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낚시꾼들의 진술과 관련해 해당 남성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달 24일 이후 서울청에 실종신고 접수된 63명에 대해 전부 조사를 했지만,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과장은 "현재까지 수사한 사항으로 볼 때 손씨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자료는 서울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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