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중 알래스카 회담후 대화 채널은 막혀"
미국 국방부 "중국측과 대화 바라고 있어"
미중 남중국해 갈등 (PG)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지만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 지난 3월 정면충돌로 끝난 알래스카 회담 후 미중 간 대화 채널은 거의 막혔으나 양국 모두 군사적 충돌은 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전화 통화 요청을 세 차례 거절한 것은 오해와 의전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즉각적인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제의한 군 고위층 대화를 중국이 세 차례나 거부했고, 이로 인해 미중 간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아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원했으며 이는 외교적 결례로, 중국군이 발끈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웨이 부장이나 쉬 부주석 모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보고하는 위치이지만 외교 의전상 오스틴 장관의 파트너는 웨이 부장"이라며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의 전임자 시절부터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SCMP는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오스틴 장관의 요청은 외교 의전을 깬 것이 아니라 양국 간 대화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탓으로 본다고 전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직함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양국은 협상 상대방의 공식 직함이 아니라 그들의 실질적인 권한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이날 후속보도에서 미국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의 25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인용, 미국이 여전히 중국군 수장과의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당연히 중국측 카운터파트와의 대화를 바라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그것(대화)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오스틴 장관의 전화 통화 요청을 중국 측이 거절했다는 FT의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SCMP는 "미 국방부는 미중 간 긴장 고조 속 양국군 수뇌부 간 대화에 대한 바람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릴 계획이던 샹그릴라 대화에서 대화를 계획했으나 해당 행사가 취소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고 설명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다. 싱가포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를 취소했다.
중국 정부 자문역인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지난 4월말 이후 양국 고위층에서 동시에 최전선 부대에 남중국해 내 충돌을 자제할 것을 명령했다는 일부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 설전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중국군)과 미군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어떠한 도발적 행동도 피하고자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면서 미 해군이 현재까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군 소식통도 "수년간 남중국해에서 맞닥뜨린 경험으로 양국 군은 서로의 존재에 익숙하다"며 "전함과 전투기는 어떠한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작전을 펼치는 동안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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