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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故손정민 유족 "경찰, 왜 친구 옷 열흘 뒤 받았나"..입장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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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의 유족이 26일 입장문을 내고 손 씨 실종 함께 술을 마친 친구 A씨에 대한 경찰의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손 씨 유족은 사건 한 달만인 이날 A4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A씨와 A씨 가족에게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은 “처음 정민이의 실종 사실을 알았을 때는 A씨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배려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면서 “그러나 실종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경찰을 통해 A씨 부자가 실종 당일 오전 3시 37분께 통화한 사실을 숨긴 것을 알게 됐고, 이외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A씨와 가족의 여러 행동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A씨와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5시 이후 한강공원에 도착한 뒤 약 20분간 강 비탈면을 살핀 점 △A씨가 당시 입었던 티셔츠를 다음날 신발과 함께 버린 점 △A씨가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손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모에게 부탁해 손 씨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또 A씨 어머니가 실종 당일에는 A씨와 손 씨가 마신 술 종류를 청하·막걸리·소주로 특정했으나 이후 ‘어떤 술을 어느 정도 마셨는지 모른다’고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가 A씨가 당시 입은 의류 등을 실종 열흘째에 제출받는 등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영상 분석, 거짓말 탐지기 조사,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을 통해 사건의 유일한 관련자인 A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이데일리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가 휴대전화에 담긴 아들의 생전 모습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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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 22일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손 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 3차례 조사에 이어, 발견 이후에는 프로파일러 면담 등 4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경찰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조사 내용을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손 씨 양말 흙’ 성분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손 씨 양말의 흙이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약 10m 떨어진 지점에서 채취한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씨가 실종된 반포한강공원 인근 잔디밭이나 강가,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약 5m 지점 토양 성분과는 ‘상이하다’고 나타났다.

다만 국과수는 수중 오염 등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며, 사건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손 씨와 당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의류에서 나온 토양 성분도 분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세탁을 한 친구 옷에 대한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라진 손 씨의 신발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 손 씨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손 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40분께 ‘한강에서 한 남성이 수영하듯 들어 갔다’는 목격자들의 제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손 씨의 아버지는 “경찰은 거의 정민이를 한강에 모든 옷을 입은 채 자연스레 걸어 들어간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연했다. 짜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라며 경찰 수사에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4일부터 현장조사를 통해 수중 지형 등을 분석하고 있으며 추가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해 손 씨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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