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국회 청문회서 울분
손실보상 소급 적용 입법 거듭 촉구
여야 초당적 협력에도 정부선 반대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앞줄 왼쪽 네번째)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앞줄 왼쪽 다섯번째) 등 여야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 신속한 손실보상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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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랑하는 그 모범적인 K-방역은 저희에게는 고통입니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대기업 회사원 같은 봉급생활자들이 코로나 사태로 봉급이 줄었습니까. 왜 자영업자들만이 사지로 내몰려야 합니까.”
46년째 명동에서 곰국시집을 운영 중인 유미화씨는 소급적용 여부를 둘러싼 이견으로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코로나19 손실보상법 논의에 대해 “산불 홍수만이 천재지변인가”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유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피해를 고스란히 덮어쓴 자영업들은 응급환자”라며 “더 이상 시간을 미루지 말고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어떤 형태로든 소급적용을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성토했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개최한 코로나19 손실보상법 제정을 위한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울분을 쏟아냈다. 이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의 집합금지 제한 등의 조치를 성실히 협조해 왔지만 이로 인한 손실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손실보상법의 조속한 입법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여행업계를 대표해 나온 이장한 ING투어 대표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하고 국민 안전에 힘쓴 결과가 이토록 참담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실보상법 관련 입법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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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도 앞다퉈 손실보상법의 소급적용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 117명은 25일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코로나19 손실보상법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힘·정의당·열린민주당·국민의당·시대전환·기본소득당 등 여야 7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손실보상법 촉구 여야 국회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손실보상에 관한 입법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 등을 결의했다.
이들은 “국회에는 여야 의원들의 코로나19 손실보상법안들이 제출돼 있지만, 재정당국의 안이한 자세로 인해 아직도 제대로 결론을 못 내고 있다”며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재기 자금 차원의 초저금리 대출 △신용회복을 위한 범정부 TF(태스크포스) 구성 등 경제적 지원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 측에서는 소급적용 시 앞서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차감·환수과정에서의 혼란과 업종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부는 손실보상법 적용 대상과 관련해서도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등 행정명령에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업종에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일부 의원들은 간접적 피해까지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서울 명동의 한 폐업한 가게에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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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산자위가 개최한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는 민주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민주당은 소상공인과 여러 학계 의견을 듣고 신중한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시간 끌기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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