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딘 접종 예약…"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시해야"
권덕철 장관, 코로나19 백신 관련 미국행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과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포괄적인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양국 간 협력이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23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양국 간 백신 협력 관련 논의 사항을 발표한다.
강 차관은 전날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합의 내용에 대한 후속 설명과 함께 권덕철 복지부 장관의 방미 활동 결과를 소개한다.
지난 21일 출국한 권 장관은 방미 기간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장관과 회담했고, 미국 백신 제약사 대표들과도 면담했다.
브리핑에서는 향후 백신 파트너십이 어떻게 진행될지,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한국군 55만명 백신 제공'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등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포함한 국내 기업과 미국 제약사 간 협력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주춤했던 백신 1차 접종도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
정부는 백신이 계획대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내에 1천300만명을 접종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접종률을 제고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국의 예방접종센터 263곳에서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이용·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1차 신규 접종이 재개됐다.
전날 0시 기준으로 75세 이상 어르신(349만1천564명) 중에서는 151만4천330명, 노인시설 대상자(17만5천498명) 가운데는 15만1천274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정부는 앞서 4월부터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는데 이들의 2차 접종 시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자 1차 접종을 잠시 멈추고 2차 접종에 주력해왔다. 이는 국내 도입 물량을 고려한 선제적 조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화이자와 직접 계약했거나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물량이 속속 들어오면서 수급 불안은 점차 해소되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뒤 관찰실 대기 |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도 이달 27일부터 정상화된다.
우선 27일부터는 65∼74세 어르신 약 514만명과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 약 8천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60∼64세와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은 내달 7일부터 접종을 받게 된다.
문제는 고령층의 접종 예약률이 예상만큼 빠르게 올라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60∼74세 어르신의 사전 예약률은 전날 기준 55.0%다.
이 중 70∼74세의 경우 지난 6일 사전 예약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 만에 51.6%의 예약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속도가 둔화되면서 전날 기준으로 65.7%에 머무르고 있다. 65∼69세의 예약률은 아직 59.2% 수준이다.
내달까지 1천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려면 적어도 900만명 이상이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령층의 적극적인 접종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픽] 코로나19 예방 접종 5~6월 시행 계획 |
정부는 '이제는 백신 접종에 집중할 시간'이라며 연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60세 이상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사망이나 중증이 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접종을 받으면 감염 가능성과 사망, 중증화 위험 모두 크게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고령층의 예약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또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74세 이하 연령층에 대해서도 가구마다 직접 방문해 접종 의사를 확인하는 방안을 건의한 바 있는데 이에 더해 담당 공무원이나 이·통·반장 등이 사전 예약 또는 안내를 돕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접종 효과'가 많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사회생활이나 경제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분명한 '인센티브'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접종 완료자에게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거나 해외 방문 후 입국했을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더 나아가 다중이용시설 이용이나 모임 제한 등에 있어서도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엄 교수는 "접종으로 인한 장점을 제시해야 인식도 개선되고 접종 또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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