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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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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 확대하는 4대 그룹…반도체·전기차 글로벌 지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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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20조원 투자…LG·SK 배터리 투자 확대

'바이 아메리칸·그린뉴딜' 동참, 미국 시장 지배력 확대 기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국내 4대 그룹들이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44조원(394억달러)이 넘는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자국 중심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 동참 요구에 화답하면서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에 대응해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복안이다.

재계는 이번 투자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기틀이 됨과 동시에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미국내 반도체 역량 키운다

이미 알려진대로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의 핵심은 반도체와 배터리다.

미국은 최근 심화하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첨단·친환경 중심의 '그린뉴딜'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과의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내 첨단 기술·수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005930]는 170억달러(20조원) 규모를 미국에 쏟아붓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 추가 증설을 준비중이며, 현재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가장 유력하다. 아직 공장 건설을 위한 세부 인센티브 협상이 끝나지 않아 투자계획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으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인센티브 협상도 속도가 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주최의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이어 20일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반도체 화상 회의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측의 계속된 구애를 받아왔다.

이번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대만의 TSMC가 애리조나에 6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강화하기로 하는 등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5나노미터(nm) 중심의 첨단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면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 달성을 위한 목표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투자 규모를 종전 133조원에서 171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로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번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과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10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

앞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연구개발(R&D) 24시 체제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라며 미국에 신규 R&D 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K배터리·전기차, 저탄소 '그린뉴딜' 정책 업고 미국 영토 확장

미국내 배터리와 전기차 투자도 가속화한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미국 전기차 시장은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연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커지는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 확대는 필수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미국내 신규 투자금액은 약 140억달러에 달한다. 갈수록 커지는 미국내 전기차 시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GM(제너럴모터스)과 오하이오주에 총 2조7천억원 규모(LG 투자금 1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키로 한 데 이어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곳의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후보지 검토를 마친다는 계획이어서 건설 계획이 조만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가동중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에 미국 포드사와 총 6조원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투자금액은 절반인 3조원 가량으로 앞서 1, 2공장 투자금액 3조원을 합해 총 6조원을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입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현재 약 3조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도 검토중이어서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미국 완성차 1, 2위 업체인 GM과 포드와 손잡으면서 'K배터리'가 미국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테슬라 등 유수의 완성차 회사와 협업중인 중국의 CATL이 1위인 가운데 중국 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적극 공략하면서 K배터리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005380]도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달러(한화 8조1천417억원)를 투입해 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 확보와 신기술 전쟁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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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국내 그룹 대 미국 투자 규모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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