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4·7 재보선 승리를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다.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용기 없던 비겁자라 벌 받아…극단적 주장과 결별할 것"
이 전 최고위원은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에 대한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는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우리는 진실과 정론을 버리지 않고, 극단적인 주장이나 수단과 완전하게 결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1년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치를 시작하며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 전 최고위원이 스스로 반성의 뜻을 표한 것입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사람들을 거론하며 이들의 주장에 편승했던 당내 세력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가장 비겁했던 부류는 부정선거 주장이 억측이었음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맞서고 설득해서 조기에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부정선거는 아니라도 부실선거는 있었다'라는 나약한 주장을 하면서 음모론자들에게 면죄부와 땔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에 기세등등해진 음모론자 유튜버들은 전당대회를 치르는 이 순간까지도 당을 흔들고 있다"며 "자기들 진영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추상같지 못한 비겁자들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에 실망한 어떤 젊은 지지층이 우리에게 표를 주겠냐"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요 당직에 경쟁선발제 도입…공직 후보자, 시험 통과해야"
이 전 최고위원은 혁신을 위해서 젊고 유능한 세대에게 당직을 비롯한 기회를 개방하고 경쟁을 장려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되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쟁선발제를 주요 당직에 도입하겠다"며 "대변인과 전략, 기획 업무를 하는 당직은 토론배틀이나 정책공모전, 연설 대전 등의 방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의도에 올 수 없는 재야의 능력자들과도 당의 기회를 공유하겠다"며 "당 대표가 되면 최고위 회의는 매일 한 편씩 현 시국에 대해 보내주신 당원과 시민들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의마다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조은산'이 탄생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 "내년 지방선거부터 우리 당이 공천하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 NCS와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을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 당의 공천을 받으렴련 기초적인 자료해석 능력, 표현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독해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며 "1등한 사람 공천 주겠다는 게 아니라 기초자격시험이고, 재응시 기회는 물론 당이 교육프로그램까지 제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혁신적 방법으로 대선 흥행…주제토론 활성화"
신임 대표가 대선을 치러야하는 상황인 만큼 이 전 최고위원은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선 흥행을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동원을 통한 세 대결에만 집중했던 대선 경선의 분위기를 일신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주제토론을 활성화하겠다"며 "4명의 대선주자를 예비경선을 통해 선출한 뒤 미리 준비한 주제들로 두 명씩 엮어 2:2 팀 토론배틀을 하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논리나 논증의 과정만이 아닌, 협업의 능력, 배려의 자세,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등의 다른 판단의 잣대들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의 대선 경선은 흥행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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