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줄 때 나가야겠습니다. 올랐을 때 나가야지 안 그러면 또 떨어질 것 같네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코스피 상장 후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지만 동학개미들이 좀처럼 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소폭 올랐음에도 그간 낙폭이 상당해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순차적으로 풀리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방 압력도 커지고 있다. 손절을 해야할지, 아니면 좀더 버텨봐야할지, SKIET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IET는 전일 대비 6000원(4.35%) 오른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 상승을 맛봤다. 앞서 SKIET의 주가는 상장 첫날 15만4500원에 마감한 이후 14만7500원→14만4000원→14만1000원→13만8000원 등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SKIET는 상장 전 공모주 청약에서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개인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청약 증거금만 80조원이 넘는 자금을 쓸어모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만 하면 '따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심리가 확산했고, 공모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SKIET의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실제 SKIET가 상장한 지난 11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SKIET 주식 4371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상장 첫날에만 무려 3500억원 넘는 매수세가 몰렸다. 그러나 SKIET는 상장 첫날부터 기대감을 저버리며 26% 넘게 급락했고 고점에서 주식을 샀던 동학개미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11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SKIET를 매수한 평균가격은 15만8969원이다 이날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현 주가인 14만4000원보다 여전히 10% 가까이 높다.
눈에 띄는 점은 매수 일변도를 지속해온 개인투자자들이 이날 SKIET의 주식을 일부 청산했다는 점이다.
주가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낙관하긴 힘들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SKIET의 주식 165억원을 내다 팔았다. 반면 닷새 연속 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은 이날 처음으로 순매수를 나타내며 SKIET의 주식 14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주가가 저점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해제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대부분 공모주의 경우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때마다 주가 하락을 보여왔다.
SKIET의 기간별 락업 해제 물량은 ▲15일 3만5922주(0.3%), ▲1개월270만264주(22.2%), ▲3개월 208만7672주(17.2%), ▲6개월 302만988주(24.9%) 등이다. 당장 다음주를 시작으로 기관 물량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만큼 투자심리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적정주가를 10만~16만원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기관의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 이후에 투자의견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3개월부터 매매제한이 풀려 대규모 주식 매물이 출회할 수 있다"면서 "상장 후 6개월 뒤인 11월 중순에는 2대주주인 프리미어슈페리어 보유지분 8.8%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도 끝나 주식 시장에 매물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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