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스 미얀마로 나선 나선 투자 윈 륀이 “미얀마를 위해 기도를” 이라는 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후보 버나데트 벨 옹은 “아시아 혐오를 멈춰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AFP연합뉴스·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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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혐오를 멈춰라.” “미얀마를 위해 기도를.” “증오와 차별은 그만.”
거리 시위에 나올 법한 슬로건이 미인대회를 수놓았다.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미스유니버스가 정치적 메시지의 장이 됐다고 17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방송(NPR) 등이 전했다.
지난 16일 막 내린 미스유니버스에서 최종우승을 거머쥔 건 멕시코 후보 안드레아 메자였다. 그는 “멕시코, 이건 널 위한 거야(MEXICOSTOES PARATI”라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하지만 우승자만큼 이번 대회에 주목받은 이들이 있다. 바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며 세계의 관심을 촉구한 후보들이다.
미스 미얀마로 나선 나선 투자 윈 륀(22)은 전통의상 경연 무대에서 미얀마 북서부 친족들을 대표하는 전통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걸었다. 그는 손에 두루마리를 들고 무대 앞으로 걸어나가 미얀마식 인사를 건넸다. 이후 두루마리를 펼쳐보이자 “미얀마를 위해 기도를”이라는 글씨가 드러났다.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탄압받고 있는 고국의 현실을 세계에 전한 것이다.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해온 투자 윈 륀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미얀마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시아 혐오’ 문제를 거론한 후보도 있다. 싱가포르 후보 버나데트 벨 옹(26)은 싱가포르 국기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런웨이에서 뒤를 도는 순간 망토에는 “아시안 혐오를 멈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아시아인 증오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대회에서 전한 것이다.
우루과이 대표인 룰라 데 로스 산토스(23)는 무지개 의상을 입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의상에는 ‘증오와 폭력, 배제 그리고 차별을 멈춰라’라고 적혀있었다. 산토스는 오랫동안 성소수자의 인권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NPR은 “미인대회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대회 참가자들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기회로 대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고, CNN은 “정치적으로 비판받는 미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항의의 메시지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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