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첫 입장문 "A씨 기억하는 것 거의 없어"
"신발은 더러웠고 사안 심각성 몰라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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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의 친구 A씨 측이 사건 이후 약 3주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유족에 대한 도리로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었지만 이 같은 의사를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A씨 측은 “A씨 가족 중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을 삼가 달라”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17일 입장문에서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고인을 추모하면서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으나 지난 주 토요일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저희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한 문자 및 전화통화 내용을 방영했다"며 "위 프로그램 방영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이번 입장문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사건 이후 3주 만에 입장문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MBC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A씨 측 변호인과 나눈 전화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A씨 가족과 친척의 직업을 두고 전 강남경찰서장, 의대 교수 등 거짓 소문이 확산한 데 대해서는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전했다.
A씨 측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A씨 측은 "A군이 당시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옆으로 누워 있던 느낌, 나무를 손으로 잡았던 느낌, 고인을 깨우려고 했던 것 등 일부 단편적인 것들밖에 없다"며 "시간 순서는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A씨는 고인의 휴대전화를 왜 소지하고 있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이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A씨가 사건 당시 신었던 신발을 버려 논란이 되었던 것에 관해서는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씨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뒀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씨의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에 따르면 그동안 A씨는 총 여섯 차례 경찰의 조사 등을 받아왔다. 손씨가 실종 상황이던 지난달 26일 3시간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27일과 29일에는 두 차례에 걸쳐 최면 조사를 받았다.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에는 지난 9일과 14일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2일에는 2시간에 걸쳐 프로파일러 면담도 했다. A씨의 어머니와 아버지 역시 각각 한 차례와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씨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A씨와 A씨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부디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시고, 수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경우 A씨와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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