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강 실종 대학생' 친구 측 첫 입장표명
실종 당일 친구 A군·부모 3인, 한강공원 찾아
"자고 있을 손군 깨우기 위한 것"
"A군 혼자 귀가 무책임해보일까"
전국에 비가 내린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쓴 채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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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해 함께 있었던 친구 A씨 측이 입장문을 통해 실종 당일 A군의 가족이 한강공원을 찾은 것은 "여전히 자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손씨를 깨우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17일 A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A군은 귀가 당시 만취상태로 대화가 어려웠고 손씨의 행방과 관련한 질문에도 A군이 계속 취한 상태로 '잘 모른다'고만 대답했기에 친구가 여전히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직접 한강공원에 찾아가 잠들어 있을 수 있는 고인을 깨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직접 한강공원에 가게 된 경위에 대해 "A군이 고인과 함께 있다가 고인을 방치하고 혼자 돌아온 일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생각될까 걱정됐다"며 "별 일도 아닌데 새벽부터 전화를 하면 너무 놀라게 해드리지는 않을까, 또 큰 결례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점 등의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다른 가족과 함께 다시 한강공원을 찾은 건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5시 10분쯤이다. 언론에 공개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와 그 가족은 손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손씨는 실종 닷새 만인 4월 30일 오후 4시쯤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근처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손씨의 휴대폰에 담긴 영상에서 언급된 '골든건은 봐주자'라는 대화의 의미에 대해서는 "(골든을 언급한 영상에 대해)A군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평소 A군과 고인이 가수 골든이 하고 있는 장르의 음악을 좋아해 관련 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골든이 소속사를 떠난 일에 대해서도 대화하는 등 가수 골든에 대한 이야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고인과A군의 전공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은어 중 ‘골든’이라는 말이 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문을 늦게 가게 된 경위에 대해 A씨 측은 "고인을 조문하기를 강하게 희망했지만 A군의 아버지와 저희 법무법인이 상의한 결과, A군이 희망하는 대로 제대로 추모하고 애도하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없고, 조문객이 적은 시간대가 적절하다고 생각해 야간 늦은 시간에 조문하러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몸이 쇠약해진 A군 어머니까지 같이 조문가기를 원해서 A군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행했다"며 "A군은 변호인이 동행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대라 작은 아버지가 동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심야에 장례식장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몰라 장례식장이 끝날 무렵에 도착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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