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기관총을 장착한 미얀마 군인들. [사진=미얀마 나우 캡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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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미얀마에서 반군부 활동을 벌이던 시민들이 사망하는 사태가 잇따라 일어나며 국제적인 충격이 커지고 있다.
오늘(16일) 미얀마 나우는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지난 14일 오후 반군부 시인 세인 윈(60)이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고 밝혔다. 윈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세운 민주주의 민족동맹(NDL)의 오랜 지지자로서 1998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정치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몽유와에서 반군부 거리 시위에 참여하며 시위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자선단체에서 일하고 여러 잡지에 시를 실었다.
윈의 사망을 목격한 친구 따잉 아웅은 "14일 오전에 내 집에서 윈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갑자기 오더니 휘발유를 그의 머리 위에 붓고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윈은 그 즉시 몽유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끝내 숨졌다. 범죄를 저지른 이의 신원은 밝혀졌으나 그 동기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반군부 운동을 펼치는 이들이 잔혹하게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0일 미얀마 현지 매체는 지난 8일 사가잉 지역에 사는 반군부 시인 켓 띠가 아내와 함께 무장 군경에 끌려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켓 띠의 아내는 "군경에 끌려가 남편과 떨어져 각각 신문을 받았다"며 "이후 군부 측의 연락을 받고 병원에 도착했더니 남편은 영안실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켓 띠의 아내는 이어 "남편의 장기는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병원 측은 남편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지만 조작한 것이 분명하기에 사망 진단서를 보지 않았다"며 "군인들에게 시신을 제발 돌려 달라고 간청했다"고 덧붙였다. 켓 띠의 가족들 역시 시신에 고문을 당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으나 미얀마 군부 측은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쿠데타 발발 100일' 앞두고 군정 규탄하는 미얀마 시위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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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사태가 이어지자 미얀마 시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안마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국민통합정부(NUG)의 출범을 공표했다. 이들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측에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군 정권에 맞서기 위한 시민 방위군을 공식적으로 조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국제 사회를 향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또 미얀마 시민들 사이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는 추세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경험한 한국과 국민적으로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다.
지난달 23일 미얀마의 한 청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마워요 한국'이라는 내용의 해시태그와 함께 "미얀마를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내용을 한글로 적은 A4 용지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또 미얀마 출신의 소녀 가수 완이화는 미얀마를 지지하는 의미를 담아 '풀피리프로젝트'를 통해 미얀마 헌정곡 '미얀마의 봄'을 발표한다고 알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권서영 인턴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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