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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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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참모와 '차 한잔' 약속한 20대…만남 사흘전 "거절" 통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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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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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씨는 "하고픈 얘기 있다면 연락 달라"는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에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물었으나, 한동안 답을 받지 못했다.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럴 거면 '소통하겠다'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올리자, 공교롭게도 같은 날 "차 한잔 하자"는 김 비서관의 답장을 받았다./사진제공=박인규씨.


#. 20대 청년 박인규씨는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과의 '티타임'을 약속했지만, 약속 사흘 전 "서로 시간 낭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취소했다.

청와대 참모의 만나자는 제안을 청년이 거부한 흔치 않은 상황은 한 달 전 SNS에서 출발했다. 지난달 11일 김 비서관은 페이스북에서 청년들을 향해 "하고픈 얘기 있으면 말하라"며 메일 주소와 카카오톡 아이디,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많은 청년이 김 비서관에게 연락했고, 박씨도 그중 한명이었다. 그는 지난달 14일 카카오톡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 이른바 '인국공 사태'에 관해 질문했다. 이달 8일 김 비서관은 "나눌 얘기가 많은 것 같다"며 "만나자"고 제안했다. 장소와 시간은 '13일 청와대 연풍문 앞'으로 정했다.

이틀 후 박씨는 김 비서관에게 다시 카카오톡을 보냈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념연설을 한 날이었다. 그는 "오늘 연설에서 청년 언급은 시의적절한 게 하나도 없었다"며 "뵙는 게 서로 시간 낭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간 여당 초선 모임 '더민초' 토론회에 참여하고, 언론사 기고도 하면서 청년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지만 변화의 여지가 없다는 실망 때문이었다. 김 비서관은 "만남에 대한 판단은 인규씨가 하는 것이니, 강요할 일은 아니"라며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제고 또 기회가 되면 뵙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靑 참모 "만나자, 기대했지만"...文의 연설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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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연풍문. 2019.12.4/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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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청년'을 일자리, 주거와 관련해 두 번 언급했다. 일자리의 경우 "고통이 큰 청년과 여성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며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거 안정은 민생의 핵심"이라며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 청년들이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하도록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 지원을 확대해 가겠다"고 밝혔다.

남은 임기 국정 전체가 압축된 연설인 만큼, 청년 언급의 '절대적인 양'만을 문제삼기는 어렵다. 다만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언급이 "예산 집행"에 머무른 건 청년들로선 아쉽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매년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거액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정작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지속성 있는 일자리 증가는 체감하지 못해서다. 실제로 지난달 20대와 30대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만2000명(14.7%), 1000명(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가 '허탈함'을 느낀 지점도 같은 대목이다. 그는 "지금껏 예산을 안 써서 일자리가 안 늘어났나. 그동안 일자리 예산을 허투루 썼다는 고백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연설 중 '청년'이 단 '두 번' 등장한 것도 황당했다. 그만큼 '청년'이 대통령 관심사에서 밀려났다는 증거"라며, 청와대가 재보선 이후 청년 전담팀(TF)을 구성했지만 "TF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인국공 분노'에…"여당은 어리광 취급, 야당은 이슈몰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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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고통이 큰 청년과 여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다"며 "일자리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면서 추가적인 재정투입도 필요하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1.5.10/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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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답보 상태인 청년 문제에 대해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은 물론 보수야권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인국공 사태'를 들어 "박탈감이 들고 불공평하다"고 했더니 정부는 "이분들 일자리가 기존 청년들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 항변하며, 청년의 분노를 절차적 공정만 중시하는 이기적인 어리광으로 취급하는 기류가 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벌여놓은 문제를 해결해야 '이 정부가 달라졌구나' 생각할 것 아닌가, 일단 결자해지하고 새 비전을 얘기해달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에 대해서도 "불공정을 향한 청년들의 분노를 활용만 할뿐, 사안의 실체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데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인국공 논란이 뜨겁던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주최한 토론회에도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의 채용비리 국정조사 특위를 열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야당은 노력하지 않았다. 관계자에게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며 "야당은 이슈 몰이에만 능하다. 그건 정치가 아닌 선동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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