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 부처님오신날 '연등법회'…사찰 앞 우정국로 '30분' 연등행렬
아름다운 연등 행렬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연등법회가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촐하게 봉행됐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차려진 무대 앞으로는 90여명의 내외빈만이 함께 했다.
대신 마당 한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 속으로 연등회 참여단체와 사찰 관계자들이 줌(Zoom)으로 연결해 온라인상에서 법회에 함께 했다.
삼귀의례로 시작한 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각 불교 종단 총무원장, 김현모 문화재청장 등은 '희망과 치유의 등' 공양을 올리며 세상에 자비와 평화가 넘치기를 기원했다.
이어 법회 참석자들이 삼보(三寶)인 '불(佛)·법(法)·승(僧)'을 다 함께 외치자 무대 위로 장식된 '희망과 치유의 등'이 환하게 빛을 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선지식을 맞아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고, 국경이라는 경계는 의미가 없으며, 분별심으로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며 "변화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연등법회 및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 |
그러면서 "내 주변의 이웃과 동행하는 일이 나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자비의 일상적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당부했다.
법회에 이어서는 지난해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연등회는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여는 불교 행사다. 작년 12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연등회의 문화적 다양성 등을 인정하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연등회보존위원장 원행스님은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유네스코의 등재인증서를 전달받았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대규모로 거행됐던 거리 연등행렬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대폭 축소된 채 조계사 앞 거리에서 소규모로 열렸다.
등재 기념식이 끝난 뒤 사전에 참가가 정해진 승려와 불자 등 90명은 오른손에 연등을 든 채 조계사 일주문을 출발해 우정국로인 안국사거리와 공평사거리를 돌아 다시 일주문을 통해 조계사 경내로 돌아왔다.
연등 행렬은 느린 걸음으로 진행됐음에도 30분 남짓한 시간에 마무리됐다.
조계사 주변 거리 인도에는 삼삼오오 나온 시민들이 우산을 든 채로 빗속에도 연등을 들어 세상에 광명이 비추기를 염원하는 이들을 조용히 바라봤다.
빗속 연등 행렬 |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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