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與지도부 간담회]
송영길, 靑간담회서 작심 발언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송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부동산정책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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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당 대표실에 (대선까지) ‘D-299’라고 써놓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 대통령이 성공적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려면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 면전에서 이날로 다음 대선까지 299일 남았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 송 대표는 그러면서 재산세 조정 등 부동산정책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 연장, 검찰개혁 등 당의 요구사항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히 송 대표는 이런 내용을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내놓았다. 송 대표 모두발언의 양은 약 2400자로 문 대통령(약 1800자)보다 훨씬 많았다. 간담회는 애초 예정된 1시간을 넘겨 90분간 진행됐다. 송 대표가 시간표를 대선에 맞춰놓고 임기 말 당청관계를 당이 주도하겠다는 뜻을 문 대통령에게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원팀” 강조한 文에 宋, 대선 시간 내세워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모든 문제에서 똑같은 목소리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도 그 의견들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또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서 결국은 하나로 힘을 모아 나갈 때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를 놓고 당청 간 이견이 노출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들이 새 진용을 갖추고 여당 지도부가 최근 새로 출범한 만큼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당청 간의 긴밀한 공조하에 원팀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들은 인사청문 정국을 기점으로 국정 운영의 무게추가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가 대선 시간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이날 간담회에서 이런 기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
박 대변인은 송 대표의 요구에 “문 대통령은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했다고 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간담회 마지막에 ‘대선에선 당이 주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 재산세부터 ‘김부선’, ‘검찰개혁’까지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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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최우선 해결 과제로 재산세 조정 등 부동산 정책 문제를 꼽았다. 그는 “당장 내년 재산세 부과 문제부터 긴밀히 논의해 처리하겠다”며 6월 1일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재산세를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재산세 감면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높이자고 주장했지만 청와대의 강력한 반대로 6억 원으로 결정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송 대표 취임 이후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장을 중심으로 부동산특위를 재편하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제 완화책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라 불리는 곳에 살고 있는, 내 집 마련을 꿈도 못 꾸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서울 직결이 빠져 ‘김부선(김포∼부천선)’ 논란이 일고 있는 GTX-D노선 연장 필요성도 제기했다. 송 대표는 “서부 지역에 상당한 민심의 이반이 있어 6명의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할 정도”라며 “이 문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청와대) 정책실장과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문제의 속도 조절을 어떻게 해갈 것인지 청와대와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효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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