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입양되고 한 달 후부터 학대받아
경찰, 세 차례 출동했지만 아동학대로 보지 않아
사망 당일 몸무게 9.5㎏…심각한 영양실조 상태
입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지난해 10월 숨진 정인이의 생전 모습은 해맑기만 하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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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정인이는 2019년 6월 10일 태어났다. 친부모가 사정이 있어 기를 수 없게 되자 입양기관이 지정한 위탁기관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당시 정인이를 돌보던 위탁모는 정인이를 “음악을 좋아하고 건강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로 기억했다.
지난해 2월 3일 안모(37)-장모(35) 씨 부부가 정인이를 입양하면서 정인이의 삶에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양모인 장씨는 입양 한 달 후부터 정인이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25일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은 정인이 몸에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강서아보전)에 신고했다. 경찰은 같은 달 27일 정인이를 만났고 양모와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음달 내사종결했다.
지난해 6월 29일 양부모의 지인이 경찰에 2차 신고를 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지만 같은 해 8월 21일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마지막으로 같은 해 9월 12일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과 원장이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때도 학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내사종결했다.
결국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사망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망 당일 정인이의 무게는 9.5㎏으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정인이의 췌장은 충격으로 인해 끊어진 상태였으며, 장간막에도 파열이 일어났다. 머리 쪽에도 타원형의 멍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 2월 부실 수사 책임을 지우겠다며, 서울 양천경찰서장에게 경징계를 내리고, 3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5명(수사팀 3명, 아동학대전담경찰관(APO) 2명)과 계장 1명, 과장 2명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검찰 조사로 7개월간 벌어진 끔찍한 학대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정인이의 부검 결과, 얼굴·몸통·팔·다리 곳곳에 심한 상처가 발견됐다. 갈비뼈 골절과 췌장 상처 흔적 등 발견되는 등 오랜 기간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정황도 다수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4월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으로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양부인 안씨에게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와 관련해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1심 선고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해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돌아간 정인이는 세상에 돌아올 수 없다.
123@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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