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모인 시민들 엄벌 촉구…1심 선고에 아쉬움 토로
정인이 양부모 강력 처벌 요구하는 시민들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박재현 기자 = "적어도 검찰 구형보다 깎진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14일 서울남부지법 앞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1심 선고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부는 "어떻게 사형이 아닐 수 있느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씨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씨의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이날 검정 상복을 입고 정인이의 영정 사진을 품에 껴안은 채 오전부터 법원 앞에서 기다리던 이수진(35)씨는 선고 소식을 접한 뒤 법원 정문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터뜨렸다.
이씨는 "오늘 선고가 정말 실망스럽다. 죄 없는 아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도 이 정도 벌을 받는다면 다른 아동학대 범죄자들에게 '아이를 죽여도 강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모에게 1심에서 사형이 선고돼 아동학대죄가 이만큼 무겁다는 선례를 법원에서 남겼어야 한다"고 했다.
전남 여수에서 정인이 사건 양부모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전날 저녁 서울에 왔다는 이서정(32)씨도 "뉴스 속보를 통해 양부모의 죄가 모두 인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어떻게 죄가 다 인정됐는데도 검찰 구형보다 깎아 선고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검찰은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또 정인양을 학대하고 아내의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남편 안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선고가 끝난 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양모에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은 법원에선 최선을 다한 선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법감정 측면에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검찰 구형이 유지됐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공 대표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 2심, 3심에서도 감형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수많은 아동학대 사건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인 활동도 해나가겠다"고 했다.
법원 정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입양모 장씨 법정 최고형', '살인자 양모 사형', '16개월 아기를 죽인 악마들' 등 엄벌 선고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거주지가 적힌 목걸이 비표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부산, 울산, 제주까지 다양한 지역이 눈에 띄었다.
재판을 앞둔 오후 1시 36분께 장씨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법원으로 들어오자 시민들은 피켓을 높이 들고 차량을 향해 큰소리로 "사형"을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호송차로 달려가다 경찰의 제지에 막히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후에도 시민들은 법원 정문 앞에서 "정인이를 살려내라", "사형을 선고하라"고 간간이 구호를 외치며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정인이 양부모 강력 처벌 요구하는 시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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