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안팎 시민들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형량에 불만
장씨 재판 내내 울먹울먹…안씨는 무표정으로 허공만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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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박종홍 기자 = "판결을 선고한다. 주문, 피고인 장모씨(35·구속)를 무기징역, 피고인 안모씨(37·구속)를 징역 5년에 처한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남부지방법원 306호 법정. 재판장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는 주문을 읽자, 정면을 응시하고 있던 '정인양 양모' 장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정인양 양부 안씨는 예상했다는 듯 표정 변화가 없었다.
장씨는 이날 오후 1시50분 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1심 선고 공판이 시작되자 교도관과 함께 법정에 들어왔다. 긴 머리를 질끈 묶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비교적 덤덤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았다.
안씨는 이날 공판이 시작되기 3분 전 쯤 갈색 재킷에 검은 바지 차림으로 본법정에 들어와 앉았다.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1시50분 정각 재판부가 입정하자 안씨는 초조한 지 눈을 깜빡이기도 했다.
장씨 부부는 재판이 진행되는 약 40분 동안 거의 내내 미동조차 하지 않으며 조용히 선고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자 장씨는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재판부가 장씨의 범행 동기와 범행 내용에 대해 읽으며 질타하자 그는 고개를 떨군 채 두 눈을 감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장씨는 더욱 눈물을 쏟아내며 흐느꼈고 나라히 앉은 정인양 양부 안씨도 굳은 표정으로 깊은 숨을 뱉었다.
이날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는 방청객도 있었다. 안씨가 "지은 죄에 대해 벌 달게 받겠다"면서도 "첫째를 위해서라도 한번만"이라고 하자 '쳇'하며 이들 부부를 비난하는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부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시민들 150명이 장씨 부부를 엄벌해달라는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혹시 모를 소요상황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섰다.
큰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선고 후 장씨 무기징역, 안씨 징역 5년이라는 소식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복을 입고 시위에 참가한 이수진씨는 "정인이가 아팠던 거 생각하면 이런 판결이 나오면 안된다"며 "배가 얼마나 아팠겠나. 힘없는 아이가 그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라고 말문을 흐렸다.
안예은씨(32)도 "사형을 집행하진 않더라도. 법으로 세게 처벌한다는 본보기가 됐으면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안씨는 특히 "양부 5년은 말도 안 된다"며 "한집 살면서 학대를 몰랐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이다. 아이가 아픈데 병원 안간거 자체가 살인 방조 "라고 주장했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은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같은해 10월 서울 양천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양은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등 심각한 복부와 뇌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장씨가 누워있는 정인양의 복부를 밟아 췌장이 절단되고 장간막이 파열됐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인정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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