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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해외에서 주목한 골키퍼의 88m 골, 그 뒷이야기 "들어간 줄도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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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바람 한 번 이용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얼떨떨해요."

지난 주말, K3리그 경기에서 88m 골을 성공시킨 강릉시민축구단 김철호(25) 골키퍼에게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입니다. 김 선수는 "골이 들어갈 줄도 몰랐고, 넣고도 이렇게 긴 거리인지 몰랐다"며 쑥스럽게 웃었습니다. 이 골 장면은 해외 매체가 먼저 조명하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골인지 뒷이야기를 김철호 선수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관련 리포트

골키퍼가 차올린 공, 바람 타고 88m 날아서 골대로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437/0000266048

◇경기장에 분 강한 바람에서 얻은 힌트

JTBC

〈사진=K3리그 강릉시민축구단 김철호 골키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직접 골을 시도한 이유가 있나요?

A. 전반에 제가 공을 찬 골대 앞에 서봤잖아요. 바람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냥 평범하게 오는 공도 위협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후반엔 꼭 이 바람을 이용해야겠다 생각했죠. 계속 바람이 불었고, 마침 수비수가 패스를 주길래 멀리 차올렸습니다. 장신 공격수도 있어서 골대 앞으로만 차자하고 찼는데, 바로 들어가 버렸네요. 사실 들어간 줄도 몰랐고, 동료들이 뛰어오길래 알았죠.

Q. "상대 골키퍼 등 뒤에서 수치스러운 골이 들어갔다"(유로스포츠), "자신의 페널티 지역에서 골을 성공시킨 한국 골키퍼"(골닷컴)". 외신이 먼저 이 장면을 주목했습니다.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셨나요?

A. 주변 사람들이 말해줘서 알았어요. 최장거리 골이라더라 말해줘서 저도 찾아봤죠. 보니까 제가 정성룡 골키퍼보다 조금 더 뒤에서 찼더라고요.

Q. 2014년 FC서울에 입단해 데뷔한 뒤 첫 골이기도 한데요. 이 골이 김철호 골키퍼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A. 제가 선제골을 넣긴 했지만 이후 두 골을 내주면서 팀이 졌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커요. 그래도 K3리그나 저희 팀을 모르시는분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가장 기뻐요. 아무래도 세미프로다 보니 1·2부 리그보다 노출될 기회가 적은데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비거리 88m…국내 최장거리 골일까?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영상을 받아 업체를 통해 분석해 본 결과 김철호가 만든 골의 비거리는 88m였습니다. 2008년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에서 나온 정성룡의 골이나, K리그 최장거리 득점으로 남은 2013년 당시 인천 골키퍼 권정혁의 골보다 3m 가량 긴거리입니다. 이런 기록들보다는 분명히 긴 거리지만, 공식적으로 득점 거리 순위를 매기진 않고 있습니다.

사실 7년 전에는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에서 100m 가까운 골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당시 현대미포조선 골키퍼 구상민. 골킥을 차 넣은 99.8m짜리 골은 91.9m였던 당시 기네스북 기록보다도 훨씬 더 날아갔지만 프로 리그가 아니라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기네스북에 적힌 세계 축구 최장거리 골 기록은 96m입니다. 넉 달전 잉글랜드 4부 리그에서 나왔는데요. 당시에도 "바람이 어시스트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강한 바람이 불었다고 합니다.

최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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