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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도 소환조사" 5·18 진상규명위원회 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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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조사'로 2천명 유의미한 진술 확보 목표…책임자 규명에 빅데이터 기법 검토

조사위에 양심 고백한 계엄군 치유 프로그램 추진

연합뉴스

5·18조사위, 조사 착수 1년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송선태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종철 부위원장, 송 위원장, 이종협 상임위원. 2021.5.12 uwg806@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지난해 5월 조사 활동을 시작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고위 관계자부터 조사하는 과거의 '하향식 조사'와 달리 5·18 진압 작전에 투입된 장·사병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상향식 조사' 방식을 택한 조사위의 전략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기관총과 저격수를 동원해 시위대와 민간인을 사살했다거나 사망자들의 암매장을 지시·참여·목격했다, 암매장한 시신을 처리하는 사체 처리반이 운영됐다는 등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했다.

41년이 지나도록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전두환과 신군부 핵심 관계자들의 의도와 지시가 현장에서 어떻게 전개됐는지 이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200여 명으로부터 유의미한 증언을 확보했고, 앞으로 2천여 명 이상의 증언 확보를 목표로 조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사위는 신군부 핵심 관계자 37명에 대해서도 1차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다음달부터 소환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법률자문단과 함께 심문 조서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당시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포함됐다.

심문 조서가 만들어진 대로 소환장을 보낼 예정이지만 강제 조사 권한이 없어 응하지 않을 경우 서면 조사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면 조사마저도 협조하지 않을 경우엔 관할 검찰청을 통해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은 개인 자격으로 조사위에 특정 사안을 조사해 줄 것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예비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에 필요한 사안인지 확인하고, 조사위원 전원회의를 통해 조사 개시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확인·확보한 자료는 기존의 광주 청문회 자료, 검찰·재판 기록, 국방부 조사 기록, 각종 연구자료와 함께 한곳에 모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진상 규명의 핵심인 발포 명령자 또는 발포 책임자를 가려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발포와 관련해선 어느 문건에도 명시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지휘부의 양심 고백이 있지 않다면 마지막엔 증거 자료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해 이 방법을 이론적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집된 자료와 증언을 모아 당시의 실제 현장을 3D로 시각화해 복원하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송선태 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안종철 부위원장, 송 위원장, 이종협 상임위원. 2021.5.12 uwg806@yna.co.kr



조사위는 또 양심 고백에 동참한 계엄군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필요할 경우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1공수부대원 2명은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할 뜻을 밝혀 조사위 측은 피해자를 찾아 용서와 화합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7공수여단 출신의 A씨는 지난 3월 16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자신의 발포로 숨진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사죄한 바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된 장·사병들의 용기 있는 고백과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비록 41년 동안 무겁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슴에 담고 살아왔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겠다는 뜻을 전해오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원회는 이런 자리가 준비될 때마다 국민 여러분께 공개해 진정한 화해와 화합의 길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 사회공동체가 반목과 갈등, 폄훼와 왜곡을 극복하고 대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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