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12일 홍준표 의원이 경남 양산을 출마를 포기하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탈당과 함께 대구 무소속 출마를 밝히는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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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집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 '복당'을 공개 선언했지만 국민의힘 당권 경쟁과 맞물려 당 쇄신 논쟁의 바로미터가 됐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대선후보까지 모두 역임한 '핵심'이었지만, 쇄신을 꾀하는 지금 국민의힘에선 '과거'의 상징처럼 여겨진 탓이다. 찬반 입장이 엇갈리며 일각에선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제 당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며 복당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작년 21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컷오프, 이에 반발해 탈당 후 대구 수성구 을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지 1년 1개월여 만의 일이다. 홍 의원은 "당시 대구 시민들께 단 40일만 떠났다가 당선 즉시 바로 복당하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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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당 대표, 직전 대선후보 "집 떠난지 400일"…연일 "복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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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이어진 보수 제1당에서 돋보이는 경력을 갖춘 정치인이다. 1996년 신한국당에 정계 입문한 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으로 이어지는 기간 두 번의 당 대표, 한 번의 원내대표, 재선 도지사, 대선후보에 더해 5선 국회의원을 거쳤다.
그렇기에 복당은 예고된 일로 보였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과거 '좌클릭'에 공들인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강경보수' 이미지의 홍 의원은 달갑지 않은 카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 의원은 줄곧 김종인 전 위원장을 향해 "뜨내기가 주인을 쫓아냈다",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당시 "김종인의 뇌물 자백을 내가 받아냈다"는 등 독설을 쏟아냈다. 홍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 종료 이후를 국민의힘 복당 시기로 선택한 이유다.
이에 홍 의원은 11일 하루에만 페이스북에 3건의 글을 올리며 복당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자신의 복당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격화되자 직접 여론전에 뛰어든 셈이다.
2007년 6월 28일 여의도 63빌딩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17대 대선후보 경선 후보들. (왼쪽부터) 고진화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제공=뉴시스 |
홍 의원은 오전 페이스북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복당 청문회장이라도 마련해 주면 당당히 나가 그간의 오해를 설명하겠다"며 "일부 극소수의 반대가 있다고 해서 정당 가입의 자유를 막는 것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얼마 후 그는 또 다시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입당을 반대하지 않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도 반대하지 않는다. 모두 무대 위에 올려 용광로 같은 대선 경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었다.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면서 당의 직전 대선후보였던 자신을 막는 건 부당하다는 논리다.
오후에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에선 "의원총회를 하면 홍 의원 복당 반대가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하태경 의원 발언 보도에 대해 "정작 본인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문자를 보내 왔다" "황교안 전 대표도 찬성하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찬성한다"고 썼다. 실제 자신의 복당 찬성 의견이 많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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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갈린 당권주자…김기현 "급하지 않다" 하태경 "당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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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의 복당 논란은 국민의힘 당 대표 경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소장파를 대변하는 당권주자인 초선 김웅 의원이 드러내놓고 반대하며 홍 의원 복당이 핵심 의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치열한 SNS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9일 홍 의원이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을 두고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는 건 무리"라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꽃은 시들기 위해 피는 것"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造花)에는 먼지만 쌓인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받아쳤다.
10일에도 홍 의원은 김 의원에게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가 돼 간다"고 비판했고, 김 의원은 "내가 세게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에게 배웠겠나, 선배님 모습을 보고 배운 것 아니겠나"라고 비꼬았다.
다만 복당을 반기거나, 적어도 거부할 순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헌 당규의 복당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대화합, 대통합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긍정 평가했다. 역시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10일 CBS 라디오에서 "막을 이유가 없다" "이건 형평의 문제라고 본다. 계파적 이해관계나 개인적 사감이 작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복당 절차의 결정권을 쥔 김 원내대표는 "(홍 의원 복당이) 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내달 11일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에 키를 넘길 가능성도 엿보인다. 논란이 장기화되면 당내 갈등도 심화될 수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인터부에서 "초·재선은 대체로 반대 목소리가 강하다. 위에 다선은 찬성 쪽"이라며 "당이 깨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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