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사이 차례로 매매 지연된 양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 현상

사이트 차트 표기 오류 등 발생

업비트도 거래소 화면 숫자 멈춰

“문 닫아야 할 만큼의 신뢰 문제”

[경향신문]

국내 양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에서 11일 화면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해당 거래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일시적 오류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가상통화 거래소의 안정성과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쯤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몇 분 사이에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오전 5시 이전에 7200만원 안팎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오전 5시8분 7797만4000원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후 오전 6시8분까지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끊어졌다가 다시 7100만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빗썸은 오전 5시14분쯤 “현재 접속 및 주문량 폭증으로 인해 매매 주문 시 체결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오전 5시51분쯤에는 “사이트 내 메인화면 시세, 변동률, 차트 표기 오류 현상이 발생해 긴급 조치 중”이라고 공지한 뒤 이내 거래를 정상화했다. 빗썸 관계자는 “특정 순간에 트래픽이 폭증해 병목현상이 생겨 거래가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쯤에는 업비트에서 거래소 화면 숫자가 멈추는 현상이 나타났다. 업비트는 곧바로 ‘긴급 서버 점검 안내’라는 제목으로 “시세 표기 중단 문제가 확인돼 긴급 서버 점검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오전 10시58분쯤 거래가 정상적으로 재개됐다고 알렸다. 업비트 관계자는 “갑자기 트래픽이 몰려 발생한 현상”이라면서 “서버를 계속 늘려왔으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투자자는 빗썸 오류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주문 가능 원화 및 출금액도 제대로 안 뜨고 주문 넣은 것도 제대로 안 된다”면서 “지겹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난 5일과 7일에도 접속 및 주문량 폭증으로 매매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만 같은 오류가 세 번이나 반복된 것이다.

코인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한 거래소들이 시스템 기반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빗썸의 순이익은 1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지난해 순이익 477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311% 늘어났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새벽 사태는 거래 체결 지연, 거래소 메인화면 정지를 동반했다고 한다”면서 “(거래소 게시판 가격 변동표가 멈춘 것은)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만큼의 신뢰 문제”라고 말했다.

서버 불안정성 문제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오는 9월24일까지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인증을 받아야 하는 가상통화 거래소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기준이 나오지 않았지만, 서버가 불안하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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