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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美 고용시장은 공급문제···통화정책 여지 적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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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2.5% 넘게 떨어졌는데요. 지난 7일 실망스러웠던 4월 고용보고서에 올랐던 증시가 다시 약세를 보인 겁니다.

실제 이날도 시장에서는 고용보고서가 이슈였습니다. 투자자들이 4월 고용보고서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연장을 기대한 것이 맞는지부터 도대체 왜 이렇게 전망치가 크게 엇나갔는지에 대한 의문도 계속됐지요. 오늘은 고용보고서에 대한 추가적인 해석과 함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보는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을 알아보겠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정반대…수요는 많으나 공급이 문제”
로버트 카플란 달라스 연은 총재가 이날 블룸버그TV에 나왔는데요. 그는 4월 고용보고서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100만 증가를 예상했고 일부는 200만까지 말했다.그런데 나온 건 26만6,000명이다. 어떤 이유인가’라는 질문에 “지금의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와 반대다. 당시에는 가계지출이 많지 않아 회복이 매우 느렸는데 지금은 가계가 돈을 쓰면서 상당한 수요가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공급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약 2주 전부터 내부적으로 고용보고서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55세 이상의 노동자들 약 200만 명이 퇴직하는 시기이면서 150만 명의 워킹맘들이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카플란 총재는 “기업들은 고용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추가 실업급여와 경쟁하는 것이 (처우 측면에서) 힘들다”며 “그들은 노동력과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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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의 판단은 이것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은 아이가 보통 중학생 이상이 돼야 집에 혼자 놔둘 수 있습니다. 이보다 어린 자녀를 집에 혼자 놔뒀다가는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달라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학교 선생님들이 자기 자녀를 보기 위해서 일을 그만두기도 하죠.

그래서 학교가 주 5일 완전 정상화하지 않으면 노동력, 특히 여성 노동력의 상당 부분이 고용시장에 되돌아 올 수가 없습니다. 거꾸로 보면 9월부터 학교가 정상화하면 차차 해결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지금의 경제상황은 고용시장에서도 공급(구직자)이 부족하고 산업계에서도 반도체와 원자재 같은 공급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는 셈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도 “이것은 수요 이슈가 아니라 공급과 데이터 이슈”라며 “단기적인 공급문제에 실업급여가 사람들을 일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 차일드 케어는 큰 문제인데 앞으로 3~4개월 뒤, 9월까지는 해결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공급문제는 통화정책의 여지 적어“···“하반기 고용지표 좋아질 것”

따져볼 것은 공급문제라는 말의 숨은 뜻입니다. 어쨌든 시장의 관심은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이기 때문입니다.

카플란 총재는 이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는데요. 그는 “나는 통화정책의 힘과 한계에 대해 의식을 많이 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처럼 타격을 입은 수요를 되살리는 데는 통화정책이 강력하다”면서도 “하지만 강력한 수요가 있다면 통화정책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완전고용과 평균 2%의 인플레이션, 두 가지 목표가 달성돼야 금리를 올린다고 했고, 그 전에 긴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플란 총재의 말은 지금의 고용시장은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연준이 할 수 있는 게 적다는 겁니다. 좀 더 해석을 넣자면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꿔도 고용시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할 측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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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또 그는 대표적인 매파입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로서 또 지역 연은에서 실제 경기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말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경기 인식과 현 상황 판단은 도움이 됩니다(향후 통화정책과는 별개). 월가에서 4월 고용보고서에도 긴축과 금리인상 시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맥락입니다.

FOMC 위원인 찰스 에반스 시카코 연은 총재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경제를 셧다운한 후 재개를 생각하면 빠른 고용회복이 쉬운 일은 아니며 아이들 돌봄 문제도 있다"면서도 "통화과 재정정책을 고려하면 고용지표는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고용지표가 계속 좋아진다면 결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얘기가 나오겠죠. 카플란 총재는 “경기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역시 4월 고용보고서에도 내년에 완전고용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임금 인플레이션?···인플레·성장·고용 갈수록 중요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인플레이션입니다. 4월 일자리 증가폭이 예상을 크게 밑돌았고 이것이 공급문제라면 자연스레 임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으니 당연한 수순입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고용 즉시 사이닝 보너스 개념으로 500달러를 준다는 식의 구인광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CNBC는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했고 블룸버그TV는 코 앞으로 다가온 것 아니냐고 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지금의 노동력 부족현상이 일시적인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9월 학기가 재개되고 추가 실업급여 수당지급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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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학교정상화 비율은 높아지고 있고 그에 비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개선돼 왔는데 이번에 급작스럽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여성들의 복귀가 더 늦어질 수도 있으며 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중 비숙련 노동자의 경우 같은 직장으로 돌아오기보다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취업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4월의 약한 고용보고서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임금 인플레이션을 알리는 전조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인플레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연준도 압력을 받게 되겠지요.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2.5% 수준의 인플레는 감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12일에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옵니다. 전년 대비 3.6% 상승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인데요. 앞으로는 고용과 인플레, 성장 지표를 함께 보면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히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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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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