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머니] 미 골든글로브 존폐 논란…할리우드서 보이콧 운동 가열

주관 단체 외신기자협회 개혁 대상으로 지목

헐리우드에서 골든글로브상 주관 단체인 헐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의 폐쇄성에 대한 비판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골든글로브 측 기자회견 당시 전시된 골든글로브상 트로피.[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상이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골든글로브의 차별성과 배타성, 부패 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개 홍보대행사들이 잇따라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를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했다.

87명의 회원으로만 구성된 HFPA는 그동안 골든글로브 시상식 및 재정 관리를 불투명하게 운영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2월 골든글로브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 뒤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 지명을 배제해 논란을 자초했다.

또 3월 HFPA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HFPA는 지난주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1년 이내에 회원을 20명 더 늘리고, 2년 이내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었으나, 할리우드 영화계는 HFPA가 개혁 요구에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비난했다.

HFPA의 폐쇄적인 운영에 책임이 있는 실세 법률고문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모두 유임됐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등 스트리밍 업체들과 스타 배우들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개혁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HFPA와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스튜디오의 제니퍼 살케 대표도 진정한 해결책을 요구하며 HFPA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위도우'의 주인공 스칼릿 조핸슨은 성명을 내고 과거 HFPA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았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할리우드 영화계의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촉구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할로 잘 알려진 마크 러팔로는 "HFPA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며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