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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90)이 항소심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항소심 출석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으나 법원은 다음 재판에도 참석하지 않으면 재판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김재근)는 10일 오후 2시 법정동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피고인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아 서울에서 광주까지 장거리 이동이 어렵다”며 “2심에서는 출석 요건이 완화돼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심문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불출석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고 회고록을 통해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한 것 등을 감안해 출석해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2심에서는 피고인이 2회 불출석할 경우 재판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전국 모든 항소법원이 마찬가지”라며 “변호인이 인정심문 불출석을 요청했으나 허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을 24일 오후 2시로 정했다.
2심 첫 재판이 5분 만에 끝난 뒤 법정 밖에서 기자들을 만난 고 조비오 신부 변호인들은 “전 전 대통령이 사실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해놓고 2심 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유죄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전 전 대통령이 불성실하게 재판에 참여하는 만큼 2심 재판부가 조속하게 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전 전 대통령이 2심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방어권, 형량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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