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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돌아선 영남 민심 잡자”…與 대권주자들 부울경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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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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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 주자들이 일찌감치 ‘영남 표심’ 선점 경쟁에 나섰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차갑게 돌아선 부산 민심이 드러난 만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포함한 영남 지역의 표심을 회복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8일 광주를 방문한 뒤 곧바로 9일 부산으로 달려갔다. 이 전 대표는 지지 모임인 ‘가덕신공항 신복지 부산포럼 발대식’에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 외에 2030월드엑스포 유치, 부산-목포 KTX, 부산 북항 재개발을 4개 대책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부산-목포 KTX 연결을 강조하며 “서울만 바라보는 식의 개발만으로는 서울 집중 현상을 막을 수 없다. 이제는 동서 간 횡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벨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과거 전남도지사 시절 태양광 기업 본사를 전남으로 이전했던 사례 등을 소개하며 지역인재 할당제와 지역 본사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현직 도지사 신분을 적극 활용해 영남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7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과 함께 울산시청을 찾아 송철호 울산시장, 임진혁 울산연구원장과 함께 두 지역의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측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협약에 따라 경기도와 울산시는 부동산 및 방역, 복지 정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지사가 울산 방문 전날인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도 이 지역 표심 잡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 지사는 여권의 이른바 ‘빅3’ 대선 주자 중 유일한 영남(경북 안동) 출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 지역에서 바람 몰이에 성공한 이 지사가 기세를 고향까지 이어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이달 23일을 전후로 부산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 지역 민심 청취 행보에 나선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말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어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과 만나 “가덕신공항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추진돼야 할 일”이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새 경제권을 형성해 인구 유출을 막고 4차 산업혁명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부산상의도 노력해 달라”고 했다.

세 주자가 영남 지역을 신경 쓰는 배경에는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도로 영남당’ 논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영남에 대한 여권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내년 국민의힘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라며 “호남이 고향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영남에서도 자신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하고 이 지사는 고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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