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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아동학대 조사 앞둔 어린이집 원장 극단적 선택…맘카페 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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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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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경기 화성시에서 아동학대 신고로 조사를 앞둔 어린이집 원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한 맘카페에 올라온 거짓 고발 게시글 때문에 이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경찰과 동탄신도시 주민 등에 따르면 A원장(40대·여)이 숨진 채 발견되기 약 6시간 전인 지난 5일 오전 8시48분 동탄지역 최대 온라인 카페인 '동탄맘들 모여라'(회원수 27만9500여명)에는 '어린이집 학대 신고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지난달 14일부터 보름가량 A원장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켰던 학부모였다. B씨는 글에서 '아이 몸에 손톱 긁힌 자국이 생겼다', '아이가 선생님이 무섭다고 한다', '어린이집 CCTV를 봤는데, 원장이 넘어지는 아이를 방치하고 선반 위에 오르는 아이의 발과 다리에 딱밤을 때렸다'는 등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또 B씨는 해당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다른 학부모들의 SNS를 찾아내 '학대 의심 사례가 있으면 알려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원장은 B씨의 아동학대 의심 발언과 맘카페 댓글 등에 큰 상처를 받았고, 주변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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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B씨가 동탄지역 맘카페에 게시한 아동학대 의심글(왼쪽)./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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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원장 지인들은 "아이가 자꾸 위험한 곳에 오르려 하니까 제지하려고 발을 톡톡 두드리며 경각심을 준 것"이라며 "그걸 어떻게 학대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 속 선반에 오르던 아이는 B씨 자녀가 아니다. 그럼에도 B씨는 마치 자신의 자녀인 것처럼 글을 썼다"며 "정작 영상 속 아이의 부모는 학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 A원장을 위해 탄원서까지 작성해 준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10일 해당 카페에는 B씨 행동을 질책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회원은 "익명성 뒤에 숨어서 손가락으로 책임감 없이 말하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같이 옹호하며 동조하신 분들의 반성한다는 글은 하나도 없다"며 "전국적으로 (카페가) 망신 당했다. 모두 같이 반성하고 추모해야 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회원도 "나도 증거도 없이 아이가 학대당했다고 글 쓰신 분 봤다. 우리 애랑 같은 어린이집이었다"며 "그 글에 댓글 달려다가 원장이 그러지 말라 해서 참았다. 비방 글 쓴 사람 말만 듣고 휩쓸리면 안 된다"고 했다. 현재 B씨는 A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카페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원장은 지난 5일 오후 2시40분쯤 경기 화성시 한 저수지 인근의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원장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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