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양곤|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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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이 세운 자치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테러 단체 지정을 구실로 미얀마 군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의에서 한 약속을 뒤집고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를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국영 MRTV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가 “NUG는 폭탄 테러, 방화, 살인 등을 자행해왔다”며 이들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군부는 MRTV를 통해 “그들은 반테러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테러법에 따르면 테러 단체 가입자와 더불어 이들과 접촉하는 사람들도 처벌된다. 군부는 북부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친독립군(KIA) 기지에도 병력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에 맞서고 있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포함한 민주진영은 군사정권에 맞서기 위해 소수민족 인사들을 요직에 대거 포진시킨 국민통합정부를 지난달 16일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시민방어군’을 창설해 군부의 폭력 행위에 맞서기 위한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세안 고위 인사들은 미얀마에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아세안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슬람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나는 다음주에 하사날 볼키아 아세안 의장 대리인 이레완 유소프 브루나이 외무장관과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이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총사령관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8일 전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아세안은 조만간 미얀마에 사태 해결을 위해 특사도 파견할 계획이다. 특사로는 하산 위라주다 전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위사락 푸트라쿨 전 태국 외교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위라주다 전 장관은 재직 당시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을 강하게 비판했다. 푸트라쿨 전 차관은 1991∼1994년에 주미얀마 대사를 지낸 인물로 군부 지도자들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4일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원국들과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포함한 5개 조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 이후에도 군부는 시민·소수민족을 향해 폭력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 7일에도 만달레이 지역에서 군부의 폭력으로 1명이 사망했으며, 전날에도 사가잉 지역에서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민과 군부 간 무력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사가잉 지역에서 미얀마군 최소 16명이 시민들의 총격에 의해 숨졌고, 다른 일부 군인들도 부상당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6일 200명 이상의 시민군이 소총으로 무장한 채 미얀마군과 총격을 벌였으며, 미얀마군이 시민군 수색 작업을 벌인 다음날에도 5차례 총격전이 벌어졌다. 반군부 무장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카친독립군도 지난 3일 미얀마 군의 무장헬기를 격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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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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