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10일 항소심
전씨 측, 입장 바꿔 “불참”
법원 “출석 관계없이 진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90·사진)가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판 출석 의사를 밝혔던 전씨 측이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재판 회피’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법은 9일 “10일 오후 2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항소심 공판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전씨 측이 불출석사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출석 여부에 관계없이 재판은 열린다”고 했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은 전씨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씨 측은 “재판에 출석하겠다”며 서울에서 이동시간을 감안해 오전이었던 재판시간을 오후로 변경해 줄 것과 부인 이순자씨(82)를 법정에 동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신청을 재판부에 냈다.
하지만 전씨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최근 “첫 공판에 당연히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항소심에서는 법리상 불출석할 수 있다는 해석을 찾았다”며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전씨 측은 형사소송법 365조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불출석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의 불출석은 ‘재판회피’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5월3일 기소된 전씨는 1심 재판에서도 ‘관할 이전’과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며 여러 차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첫 공판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면서 기소 10개월 만인 2019년 3월에야 열렸다. 재판이 지연되면서 1심 판결은 기소 2년6개월 만인 2020년 11월30일 나왔다.
1심과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자 5·18 관련 단체는 전씨의 법정구속을 요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 6개 단체는 “전두환 없는 전두환 재판을 지켜보면서 5·18 피해자와 광주시민은 허탈감을 금치 못할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번 재판을 5·18 왜곡과 폄훼를 차단하는 준엄한 과정으로 보고 전씨를 당장 구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김진숙을 만나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