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미는 정치적으로는 냉전, 경제적으로는 열정 관계
트럼프 관세정책 효과 없어, 자유무역이 적자 축소에 효과적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관영매체가 지난달 수출ㆍ수입 통계를 인용, 미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ㆍ중 갈등 상황 속에서도 양국 교역이 크게 증가,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징벌적 관세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공개한 중국의 지난달 수출 총액은 2639억2000만 달러(한화 296조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2.3% 증가한 것이다. 수입액은 모두 2210억6000만 달러(248조원)로 작년 같은 달보다 43.1%나 늘었다. 한달간 중국이 얻은 무역흑자만 428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사진=글로벌 타임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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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첫 발병국이지만 바이러스가 통제되면서 산업 생산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바이러스에 타격을 받은 인도 등 다른 나라 공장들의 생산 차질로 주문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수출이 매월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 회복세도 한몫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4월 무역 통계를 인용, 중국과 미국 경제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들어 4월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액이 1조4400억 위안(2228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미국이 유럽연합(EU)와 아세안에 이어 3번째로 큰 교역국가라고 보도했다. 양국간 수출과 수입이 전년대비 각각 49.3%와 53.3%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미 무역 흑자가 전년대비 47% 늘어난 6538억9000만 위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미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도 언급했다. 미국과 약속한 1단계 무역협정을 이행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톈윈 베이징경제운용협회 부회장은 "중ㆍ미간 교역증가는 양측 모두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1단계 무역협정을 이행 중이지만 무작정 수입 확대보다는 수요를 늘리는데 방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ㆍ미 관계는 정치적으로는 냉전, 경제적으로는 열정 관계"라면서 "무역 균형을 위해 규제가 아닌 자유화가 요구되고 있다"라고 제안했다.
가오링윈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반대의 결과만 초래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무역협상 1단계를 이행하면서 대미 수입이 증가했다면서도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도 수입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매체의 이 같은 분석은 미ㆍ중 무역관계에 있어 중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세 등 징벌적 정책이 효과가 없는 만큼 무역 자유화를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축소하라는 주장이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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