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오픈 연이틀 선두권…"우승 경쟁보다 내가 만족할 경기력 확인이 먼저"
서형석의 드라이버 티샷. |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서형석(24)은 벌써 투어 7년차다.
17세이던 2014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해 2015년 데뷔했기 때문이다.
중고교 시절에 함께 경쟁하던 친구들은 코리안투어 1, 2년차에 불과하다.
데뷔만 빠른 게 아니다.
그는 2017년 대구경북오픈, 2019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 등 이미 2차례 우승을 맛봤다.
'소년급제'에다 일찌감치 투어 대회 챔피언의 반열에 오른 그는 코리안투어에서 손꼽는 기대주였다.
그러나 서형석은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1년 동안 상금을 한 푼도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기술적인 문제도 없었다.
연습장에서 연습 볼을 때리거나 연습 라운드를 할 때는 잘 맞던 샷이 정작 대회 때면 엉클어졌다.
한번 부진해지자 다음번에는 마음이 더 급해졌고, 결과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서형석은 전 경기 컷 탈락이라는 참담한 시즌 성적을 받아쥐고 낙담한 끝에 입대까지 고려했다.
마음을 추스른 서형석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 이런 부진은 겪어보지 못했기에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전 DB 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도 컷 탈락한 서형석은 다음 대회 KPGA 군산CC 오픈 첫날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준우승을 차지한 2019년 KPGA 선수권대회 이후 2년 만에 60대 타수를 친 그는 12경기 연속 컷 탈락의 터널을 벗어났다.
서형석은 7일 경기도 성남 동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메이저급' GS 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 원) 2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적어내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라운드에서도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오전에 경기를 치른 선수 가운데 5언더파 137타의 함정우(27)에 1타 뒤진 서형석은 3,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벌일 자산을 확보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모든 게 다 엉클어져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면서 "지난 대회부터 코스 안에서 내 샷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씩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린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작년에는 짧은 거리 퍼트를 툭하면 놓쳤던 그는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남서울 CC 그린에서 넣어야 할 퍼트는 거의 다 넣었다.
1라운드에서는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잡았고, 이날 2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를 뽑아냈다.
9번 홀(파5)에서 2m가 채 되지 않은 파퍼트를 놓친 게 아쉽다는 서형석은 "전날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타수를 지키자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아직은 좋았던 때 샷 감각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다"는 서형석은 "우승 경쟁보다는 내가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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