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비공개 진행, 불이익 없다" 내부게시판에 글
"시청 곳곳에 '시장에게 바란다'함 설치" 약속도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2021.5.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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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청에 '시장에게 바란다' 함을 설치하고 7~9급 직원들과는 직접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취임 한 달을 맞은 이날 직원 내부게시판에 "여러분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다"며 "시청 곳곳에 '시장에게 바란다' 함을 설치하려고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대면할 기회가 적은 7~9급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며 "신청하시는 분은 성함, 부서, 직급을 적어 제 개인 메일로 보내주시면 된다"고 했다.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고 어떤 불이익도 없도록 약속한다"고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가 게시판 댓글 하나였다고 했다.
오 시장은 "요약하면 '직원들의 불평불만에 대해 어떤 시장도 관심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시장은 임기가 1년이라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이 게시판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그 글을 읽고 나서 시정을 위한 급한 마음에 여러분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다"며 "그리고 제 진심은 그렇지 않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서 "제게 바라는 점이나 우려스러운 점, 우리 조직이 가진 문제점까지도 가감 없이 이야기 해달라"며 "우리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부 직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오 시장이 쓴 글의 댓글에는 "진심 어린 글을 남겨주시니 감사하다"며 "힘없고 백 없고 지연이나 학연마저도 없는 직원에게도 시장님이라는 백이 생긴 것 같아 든든하다"는 내용이 달렸다.
한 직원은 "6급 이하는 다 같은 주무관"이라며 "7~9급도 많은 대화가 필요하겠지만 6급도 우리 시의 허리로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하는 오 시장 게시글의 전문.
안녕하세요.
오세훈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달려온 지 벌써 한 달여가 되었습니다.
바뀐 업무와 분위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셨지요.
압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새로 취임해보니 시청 내에 바뀐 것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행망에 '자유게시판'이 생긴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했습니다.
화장실에 초록색 손비누가 바뀌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도 있었고,
재택근무로 짝꿍을 보지 못하는
귀여운 사내 연애 중인 커플의 사연도 있었지요.
비효율적인 중복업무보고 문제와 감사위원회의 문제점 등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기로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게시글에 달린 댓글이었습니다.
그대로 옮겨 적을 수는 없습니다만, 요약하면,
"직원들의 불평불만에 대해 어떤 시장도 관심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시장은 임기가 1년이라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이 게시판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서울시민을 위해 같은 길을 가는 벗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지난 재임 시절
보듬지 못했거나 챙기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다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수없이 성찰하고 다짐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나서는,
시정을 위한 급한 마음에
여러분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진심은 그렇지 않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습니다.
이곳 게시판은 익명이긴 하지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남기기엔 두려운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청 곳곳에 <시장에게 바란다> 함을 설치하려고 합니다.
또, 그 안에 들어 있는 주제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싶습니다.
저와 대면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7~9급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며,
어떠한 불이익도 없도록 약속합니다.
신청하시는 분은 성함, 부서, 직급을 적어
제 개인 메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제게 바라는 점이나 우려스러운 점,
우리 조직이 가진 문제점까지도 가감 없이 이야기해 주십시오.
우리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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