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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7만명에 5조 사기' 조희팔…죽었다는데 못 믿는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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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에서 공개된 사기꾼 조희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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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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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사기 피해자들이 검경의 '조희팔 죽음' 발표를 믿지 않는 이유로 거액의 뇌물을 꼽았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이하 '꼬꼬무2')에서는 '14년간의 추적 : 죽지 않는 남자 조희팔'이라는 제목으로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에 대해 파헤쳤다.

2004년 조희팔은 다단계 회사 BMC를 창업했다. 그의 의료기기 역 렌털 사업은 440만원을 투자하면 581만원을 돌려준다는 48% 고수익 투자로 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희팔은 새로운 가입자의 돈으로 일명 '돌려막기'를 하며 4년간이나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았다. 투자자들은 꾸준한 입금에 지인들에게도 적극 추천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

4년 뒤 조희팔은 중국으로 밀항했다. 당시 밝혀진 피해자 수는 5만명, 피해액은 4조원이었다. 조희팔이 밀항을 하며 챙긴 작은 가방에는 정관계 로비 리스트와 은닉 재산 관련 사항이 담겼다고 전해졌다.

한국 경찰이 조희팔을 잡기 위해 수사를 펼치던 중 수사팀 형사인 정 경사라는 인물이 사실은 조희팔과 호형호제 하던 '조희팔 장학생'임이 밝혀졌다. 장학생이란 조희팔의 오른팔이던 강태용이 지연, 학연을 총동원해 관리하던 '조희팔로부터 뇌물을 받은 이들'이었다.

정 경사는 공항 세관에서 조희팔로부터 뇌물로 받은 명품을 들키면서 발각됐다. 뇌물은 총 1억원 상당이었다. 그는 조희팔에게 경찰 수사 정보를 넘겨주고 대여 금고를 만들고 뇌물을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정 경사 외에도 대구 경찰청 강력계장 역시 9억원의 돈을 받고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흘린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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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그러던 중 2011년 조희팔이 중국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유가족이 직접 찍었다는 장례식 풍경과 사망일보다 8일 앞서 발급된 화장 증명서 등이 의문을 자아냈다.

2012년에는 조희팔의 집사로 알려진 외조카와 그의 통화 내역이 공개되는 등 조희팔 죽음의 진실에 관심이 쏠렸다.

이런 와중에 경찰이 현직 부장검사를 수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희팔로부터 수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경찰과 검찰의 자존심을 건 이중수사가 진행됐고 조희팔에게 그동안 뇌물을 받은 장학생들이 줄줄이 잡혔다.

조희팔이 그동안 검경에 건넨 돈은 무려 35억원이었다. 단순 사기 사건이 부패 사건으로 발전됐다. 조희팔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들이 직접 조희팔을 잡기 위해 나섰다. 결국 조희팔의 오른팔, 왼팔을 붙잡는데 성공했지만 검경은 끝내 조희팔의 생존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공소권 없음'을 발표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검경 안에 조희팔의 비호세력이 건재하며, 그 덕에 조희팔이 사망을 인정받아 면죄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조사 후 조희팔 사기 사건의 피해자 수는 7만명, 피해액은 무려 5조원으로 드러났다. 환수한 돈은 그중 952억원. 이를 피해자 7만명에게 똑같이 나눠 지급하면 고작 136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검경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14년 째 직접 조희팔을 쫓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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