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와 협치 강화…코로나 방역·공시가격 문제 비판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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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창남 기자 = 오세훈 시장이 취임 한 달 동안 '안정' 속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첫날부터 능숙하게, 서울부터 공정‧상생'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오 시장은 특히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인사와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10개월 최장기 궐위사태'를 겪었을 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서울시의 상황을 봤을 때 조직 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표 '첫 인사' 물갈이보다 '안정'
오 시장이 단행한 '원 포인트' 인사를 보면 이런 고민의 흔적이 묻어 있다. 10년 만에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와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오 시장은 안정을 택했다.
오 시장은 취임 첫날 간부회의에서도 전임 시장과 같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직후 1급 공무원 6명 중 5명을 물러나게 한 반면, 오 시장 취임 이후 1급 공무원 중 사퇴한 사람은 없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약속한 '서울시 공동경영'을 지키기 위해 측근 대신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으로 내정했다. 또 조인동 행정1부시장, 류훈 행정2부시장, 정상훈 비서실장 등 주요 요직에 서울시 간부를 승진 발탁했다.
조직개편 역시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보다는 안정과 효율에 방점을 찍었다.
전임 시장의 시정 철학이 담긴 대표 조직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은 시민협력국으로 통합해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남북교류협력단, 청년청 등도 조직 규모의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존치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특히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의 경우 중단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이미 투입된 상황을 감안, 공사를 진행하되 역사성과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민 없이 뒤집고 엎어버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임 첫날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런 고민의 흔적은 취임 첫날부터 보여준 '행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0석 중 101석을 장악한 서울시의회 방문을 첫 외부 일정으로 잡았다.
10년 전 서울시장 '직'을 걸고 무상급식을 반대했지만, 오 시장은 김인호 서울시의장이 제안한 '유치원 무상급식'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도 전격 제안했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안정 속 변화를 시도하는 고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재건축, 재개발 정상화의 기대심리가 부동산 가격상승의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토지거래허가 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한편 재개발 재건축 교란행위에 대응해 '속도 조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코로나19 방역‧부동산 문제 '비판 목소리'
공시가격 제도 개선을 위해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공시가격 문제를 지적한데 이어 지난달 18일엔 '서울시장-국민의힘 소속 5개 시·도지사 간담회'를 열고 공시가격 문제를 공론화했다.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전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대책 마련 등으로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 관련 코로나19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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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간부들과의 첫 회의인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서 "지금 이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가면 소상공인·자영업자 생계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며 "1년 동안 고통의 소리를 들었으면 밤새워서라도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어 취임 일주일도 안 된 지난달 12일 코로나19 브리핑을 열어 일상과 방역이 함께 가는 '상생 방역'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취임 후 첫 주말에 전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비공개 만남을 가진데 이어 지난달 20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공개 사과했다. 전임 시장 때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서울시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한 것이다.
이처럼 오 시장은 취임 한 달 간 '광폭 행보' 속에서도 안정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1년3개월밖에 안 되는 임기 내내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내년 연임 도전에도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1년 3개월의 짧은 임기 중 불필요한 조직 불안을 야기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조직을 포용하며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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