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거부감 강한 표현 피했을 가능성…개념상 큰 차이는 없어
공동성명 발표한 G7 외교·개발장관들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영국 런던에서 4∼5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CVIA: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abandonment)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지난 3일 G7 외교장관 만찬 회동 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지만, 공동성명에는 다른 표현이 들어간 셈이다.
영국 정부의 G7 외교·개발장관회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동성명을 보면 회의 참가국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뒤 "우리는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외교 프로세스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CVIA)라는 목표를 유지한다"는 표현이 명기됐다.
런던서 회동하는 G7 외무장관들 |
앞서 모테기 외무상은 G7 외교장관 만찬 회동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라는 목표를 견지하는 데 일치했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의 이런 언급과 달리 G7 공동성명에는 'CVID'가 아닌 'CVIA'라는 표현이 들어간 셈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때 처음 등장한 CVID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상징하는 용어로 인식돼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CVID의 'D'는 비핵화(denuclearization) 혹은 폐기(dismantlement)가 혼용돼 왔는데, 일본 정부는 주로 폐기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한편, CVIA는 2006년 10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도 등장했는데, 당시 이 원칙을 핵무기 외 '다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도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폐기(dismantlement)와 포기(abandonment)는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나, 이번 G7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거부감을 느끼는 CVID라는 용어의 사용은 피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7 공동성명은 북한의 불법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북한 사이버 활동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일부 국가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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