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돌 목장 2채…'동학농민군 편지'도 등록 예고
제주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 테시폰식 주택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시폰' 혹은 '테쉬폰'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제주도 이시돌 목장의 독특한 건축물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6일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과 '동학농민군 편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서부 산간지방에 있는 이시돌 목장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였던 맥그리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조성하기 시작했다. '푸른 눈의 돼지 신부'로 불린 그는 1954년 제주도에 부임해 2018년 세상을 떠났다. 목장 명칭인 이시돌은 스페인 천주교 성인인 '이시도르'에서 유래했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테시폰식 주택은 한림읍 금악리 77-4번지와 135번지에 한 채씩 있다. 건립 시기는 1961년이며, '이시도레 하우스'라고 불리기도 했다. 건물 규모는 30∼40㎡이다.
제주 한림읍 금악리 77-4번지 테시폰식 주택 |
비닐하우스를 연상시키는 테시폰식 주택은 맥그리치 신부가 목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건축 자재가 부족해 고안했다고 한다. 테시폰은 이라크 고대도시 유적인 크테시폰(Ctesiphon)의 아치 구조물을 참고해 창안한 건축물을 뜻한다.
제주도의 테시폰식 주택은 나무로 아치 모양 틀을 잡은 뒤 시멘트 모르타르를 발라 골격을 만들고, 내부에 블록으로 벽을 쌓아 지었다. 제주도에서는 1960∼1970년대에 주택과 창고, 돼지우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급됐다.
현재 테시폰식 주택은 국내에서 제주도에만 24채가 존재한다고 알려졌는데, 그중 등록 예고된 2채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어 근대기 집단 주택의 흐름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제주도 목장 개척사는 물론 생활사와 주택사 측면에서 중요한 근대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동학농민군 편지 |
전북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보유한 '동학농민군 편지'는 양반가 자제였던 유광화(1858∼1894)가 목숨을 잃기 직전인 1894년 11월께 동생 광팔에게 보낸 서한이다.
동학농민군 지도부에서 활동한 유광화는 한문으로 쓴 편지에서 왜군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싸우는 데 필요한 자금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편지는 동학농민혁명에 농민뿐만 아니라 양반층도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료이자 농민군이 전투 과정에서 직접 작성한 희귀한 편지 원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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