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저의 원칙이나 잣대 들이대서 수정할 수는 없어"
오세훈 서울시장. 이한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011년 부잣집 아이들에게 들어갈 무상급식 비용을 형편이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쓰자는 이른바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다 시장직까지 내려놨던 오세훈 시장의 확 달라진 모습이 주목된다.
2011년 당시 오 시장은 순차적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무상급식을 하자는 시의회에 맞서 소득 상위 30%에 이르는 집 아이들에게는 유상급식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른바 선별적 복지로, 부잣집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더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오 시장은 시민들 의견을 투표로 묻겠다며 시장직을 걸었으나 유효투표수에 미달해 결국 약속한 대로 시장직을 내려놓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오 시장은 4일 이미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에 이어 유치원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하고 어린이집도 유치원과 형평에 맞게 무상급식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유치원 무상급식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내년에는 유치원에서도 무상급식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이 2011년 보편적 무상급식에 반대하다가 시장직까지 내려놨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라 할 정도로 큰 변화다.
박종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에서의 학교 무상급식은 2011년 오 시장이 물러난 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11월 공립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다.
2012년 공립초등학교 전체와 중학교 1학년으로 무상급식 실시 대상이 확대됐고 2013년에는 중학교 2학년이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됐다.
2014년부터는 공립초등학교와 국·공·사립 중학교 1~3학년이 무상급식을 진행했다. 5년이 지난 2019년부터는 고등학교 3학년이 무상급식 대상이 됐고 지난해에는 전체 초·중학교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과 각종·특수학교로까지 무상급식 대상이 확대됐다.
마지막으로 남은 고등학교 1학년이 올해 무상급식을 하면서 10년 만에 초·중·고 무상급식이 완성됐다.
오 시장은 이날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과 관련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선별적 복지' 철학이나 소신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질의에 "복지정책이 수십, 수백가지에 이를텐데 그걸 전부 차별없이 똑같은 액수를 지불해야 하느냐 아니면 소득수준에 따라서 차별화해야 하느냐 하는 것은 개별적인 복지 사안에 따라 다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정책 시행할 때마다 선별이냐, 일괄적이냐, 보편이냐 이거를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이제는 의미가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무상급식이 이미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돼 자리를 잡은 만큼 과거와 같은 급식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 시장은 "선거기간에도 원칙을 강조해서 밝힌 것처럼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대해서 저의 원칙이나 잣대를 들이대서 수정한다거나 철회한다거나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해서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그는 무상급식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점점 더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방향으로 수정해나가는 것 정도가 필요하지 원칙을 강조해서 뭔가 달리하는 이런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분명히 제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10년 전의 쓰라렸던 급식 논란을 정리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